제주지검은 광주고등검찰청 검찰시민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김수창 전 지검장에 대해 병원치료를 전제로 한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다고 25일 밝혔다.
이는 경찰이 지난 8월 22일 공연음란죄를 적용해 김수창 전 지검장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한 지 석 달 만에 나온 결과다.
검찰은 "김 전 지검장이 타인을 대상으로 (음란행위를)하지 않았고 심야시간 인적이 드문 공터와 거리 등 타인의 눈에 잘 띄지 않는 시간과 장소를 택해 성기 노출 상태로 배회했다"며 "신고자가 자신을 보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채지 못한 상태에서 출동한 경찰관에게 체포된 상황이 목격자 진술 및 CCTV 분석을 통해 확인됐다"고 말했다.
또 "이 사건으로 면직된 김수창 전 지검장은 병원에 입원해 6개월 이상의 정신과 치료가 필요하고 재범 위험성이 없다"며 "목격자와 가족이 피의자의 선처를 바라고 있다"고 덧붙였다.
경찰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처벌수위를 두고 고심 끝에 지난 5일 사건을 검찰시민위원회에 회부해 의견을 물었다.
시민위원회 13명 중 회의에 참석한 11명은 경찰 수사기록과 검찰 수사자료, 각종 공연음란죄 처리 사례 등을 검토한 뒤 '치료조건부 기소유예'하는 것으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공연음란죄의 경우 1년 이하의 징역, 500만원 이하의 벌금형 등으로 처벌이 비교적 가벼워 통상 약식기소되는 경우가 많다.
한편, 김수창 전 지검장은 지난 8월 12일 오후 11시 32분께 제주시 중앙로(옛 제주시 이도2동) 한 음식점 인근 2곳에서 5차례에 걸쳐 음란행위를 한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이후 경찰서에 연행된 김수창 전 지검장은 경찰 조사과정에서 동생의 이름과 주민번호를 대며 신분을 숨기려 했고 주머니에서는 베이비로션이 나오는 등 석연치 않은 정황이 이어졌다. 그는 유치장에서 하룻밤을 보낸 뒤 풀려났다.
김수창 전 지검장은 해당 사건이 비슷한 사람을 경찰이 오인한 것이라고 해명했으나 지난 22일 경찰이 수사결과를 발표한 직후 법률 대리인인 문성윤 변호사 통해 자신의 혐의를 인정하고 공식 사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