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전당, 서예관 리모델링 기금마련 전시-경매 개최

[글씨 : 캘리그래퍼 강병인]

[ 추정가 2억~4억 원에 출품장욱진_마을_10x28cm_종이에유채_1958]

 

아주경제 박현주 기자 =예술의전당이 서예박물관 리모델링 기금마련을 위해 '아트 옥션 서로 書로'를 타이틀로 전시와 경매를 개최한다.

 전시는 오는 14일부터 26일까지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에서, 기금마련 경매는 오는 26일 오후 6시 30분부터 열린다.

<아트 옥션 서로 書로>전시에는 서예 고미술 작품은 물론 국내외 현대미술 작품과 명사 휘호등 경매 출품작 190여점과 전시작품 100여점 등 총 300여점을 선보인다. 전체 규모는 약 20억원으로 추정가 30만원선의 소품부터 2~3억 원대의 작품까지 다양한 가격대의 작품이 출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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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외에서는 아트센터 건립과 시설확충 등 공익목적의 기금마련 경매들이 진행되었지만 국내에서 이처럼 대규모로 진행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경매 수수료는 서예박물관의 리모델링 기금으로 조성되고, 조성된 금액은 기부금 영수증이 발행된디 또 기부자들의 이름은 서예박물관에 기록된다.

 예술의전당 고학찬 사장은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은 1988년 개관 이래 27년간 한국서예역사 체계정립의 본산으로 소임을 다해왔다"며 "이번 리모델링을 통해 서(書)를 토대로 문자영상은 물론 융복합 예술장르까지 수용하는 새로운 개념의 아트 뮤지엄으로 거듭나고자 합니다. 그리하여 서예 융성이 곧 우리 문화 융성임을 실천해내는 터전으로 만들고자 한다"고 밝혔다.

기금 마련을 위한 경매는 '명사휘호', 거장의 글씨와 선필 등 '20세기 서화컬렉션', 고서화와 목가구, 도자기 등의 '고미술'과 함께 '현대미술', '우리시대 작가 44선', '배동신 스페셜' 등 다채로운 섹션으로 구성됐다.

 장욱진 카탈로그 레조네에 수록된 <마을>(10x28cm, 종이에 유채, 1958)은 추정가 2억~4억 원에 출품됐다. 이 작품은 1958년 당시 부산국제신문사 부근의 다방벽화로 그린 스케일이 함축된 원화이다. 실제 벽화로 마무리된 그림은 내용이 다소 변경되어 설치되었으나 그 후 훼손되어 다방과 함께 사라져 버렸지만, 종이에 유채로 그린 작가의 원화는 남아 사라진 명화의 실상을 전하고 있다. 

 박서보, 윤형근, 정상화, 하종현 등 단색화들이 출품되어 관심을 모은다. 정상화의 2007년 작으로 강렬한 파란 빛의 작품 <무제 07-3-15>는 추정가 4500만~6500만원에, 손상기의 1980년 작 소품 <시들지 않는 꽃-해바라기>는 2800만원에 선보인다.

 현대 서예작가와 캘리그래피 작가인 정도준, 강병인, 김영기, 박원규 이상현등의 현대 서예, 캘리그래피 작품도 경매에 나와주목받고 있다. 미술품 경매 사상 첫 등장하는 만큼 경매성사 여부가 관심사다. 경매가 성사된다면 서예역사상 현역작가가 시장에서 작품을 정당한 가격으로 평가 받는 첫 사례가 된다.

 이 외에도 노태우 전대통령과 장지연, 안창호, 송진우 등의 휘호와 '님의 침묵'으로 알려진 만해 한용운의 시고가 처음으로 출품된다. 현재 송광사에 유일하게 전하고 있는데 추정가 5000만~7000만원에 경매에 나왔다.

기금마련전과 함께 포럼과 강연도 열린다.  오는 14일 오후 2시, '서예시장 이렇게 살리자, 현황과 대책' 포럼이 열리고  '서예와 문자예술'을 타이틀로 강병인, 이시형, 손철주씨의 특강이 이어진다. 에이트인스티튜트 박혜경대표가 현장에서 작품 해설을 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