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손내민 아베, 굳은 표정 시진핑

10일 중일정상회담을 앞두고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주석을 기다리고 있는 아베 일본 총리. 두손을 다소곳이 앞에 모으고 있는 모습이 눈길을 끈다.[사진=연합뉴스(AP)]

 

10일 중일정상회담장에 들어오는 시진핑 주석에 먼저 손을 내밀고 있는 아베 일본 총리. [사진=연합뉴스(AP)]

 

10일 중일정상회담에 앞서 악수를 나누고 있는 양국 정상. 시진핑 주석의 굳게 다문 입술과 아베 총리의 엷은 미소가 인상적이다. [사진=연합뉴스(AP)]

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한준호 기자 =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10일 중국 베이징에서 첫 정상회담을 개최했다고 신화사 등 중국매체들이 이날 전했다.

양국 정상은 이날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낮 11시50분(현지시간)께부터 약 30분간 대화했다. 시 주석과 아베 총리가 취임 후 정상회담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일 정상회담은 2012년 5월 당시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와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일본 총리의 회담 이후 2년 반 만에 성사된 것이다. 회담 개최 사실은 사전에 발표되지 않았다.

먼저 회담장에 도착한 아베 총리는 양손을 앞에 모은 정중한 자세로 시 주석을 기다렸다. 시주석이 입장하자 아베 총리는 먼저 손을 뻗어 악수를 청했다. 악수를 나누면서 시 주석은 미소를 짓지 않은 채 굳은 표정을 유지했다. 반면 아베 총리는 엷은 미소를 띄었다. 

회담에서 현안인 댜오위다오(釣魚島, 일본명 센카쿠 열도) 영유권 문제와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靖國) 신사 참배 문제 등에 대한 구체적인 이야기가 있었는지는 알려지고 있지 않으나, 일본 측 설명에서는 야스쿠니 신사 참배 문제와 댜오위다오 문제 등 구체적인 명칭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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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매체들에 따르면 시 주석은 "역사문제는 13억 중국인민의 감정과 연관되있으며, 중국의 평화로운 발전에 직결돼 있다"며 "일본이 지속해서 평화발전의 길을 걷고 신중한 군사안보정책을 채택해 주변국들과 신뢰증진에 도움이 되는 일들을 많이 해나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또한 "최근 2년간 중일관계에 문제가 발생한 이유는 분명하다"며 "일본은 중일간의 합의사항과 무라야마 담화 등을 지켜야만 아시아 국가들과 함께 미래지향적이고 우호적인 관계를 발전시켜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시 주석은 "중국과 일본은 이웃나라로, 양국관계의 안정적인 발전은 양국 인민들의 이익을 증진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중일 양국의 전략적 호혜관계의 원점에 다시 선, 관계 개선의 제 1보(步)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동중국해에서의 우발적 충돌을 막기 위한) 해상 연락 매커니즘을 가동하기 위한 구체적이고 사무적인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소개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아베 총리가 "제2, 제3의 경제대국으로서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책임을 다해나가고 싶다"고 언급하고, "이웃나라끼리 개별의 문제는 존재하나 전반적인 관계를 훼손시키는 일은 피해야한다"고 발언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시진핑 주석은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 용인 문제를 염두에 두고 "일본은 평화국가로서의 길을 걸었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고 이 신문은 소개했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 삼아 열린 양국 간 정상회담은 지난 6∼7일 야치 쇼타로(谷內正太郞) 국가안보국장과 양제츠(楊潔篪) 외교담당 국무위원의 협의를 거쳐 성사됐다. 양 국무위원과 야치 국장은 센카쿠열도 문제와 역사인식 등에 대한 4개 항의 합의를 함으로써 정상회담으로 가는 징검다리를 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