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2000조원의 가치가 있다고 여겨지는 대왕고래 프로젝트는 오는 12월 첫 시추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진행에 돌입한다. 정부와 여당은 자원안보를 위한 첫 발이라고 강조하지만 야당은 안전성과 성공 가능성 등을 이유로 정밀 검증에 돌입할 것으로 전해진다.
4일 국회 등에 따르면 22대 첫 국정감사가 열리는 7일 산업통상자원부의 감사가 예정돼 있다. 올해 산자위의 뜨거운 감자는 대왕고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포항 영일만 일대에 최대 140억 배럴의 석유·천연가스가 매장돼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오는 12월부터 본격 시추 작업에 돌입할 계획이다. 당초 비토르 아브레우 액트지오 대표는 동해 심해 가스전의 탐사 성공률이 20%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은 바 있다.
시추공 하나를 뚫기 위해서는 최소 1000억원이 소요되며 산업부는 첫 시추 작업을 위해 내년도 예산을 506억원 편성한 상태다. 이번 국정감사에서 정부예산안이 통과될 경우 한국석유공사에 출자 형태로 지원이 이뤄진다.
다만 국감이라는 산을 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은 대왕고래의 성공률과 안전성 등에 초점을 맞춰 집중 검증을 할 것으로 보인다. 성공 확률이 20%에 불과한 프로젝트에 최소 5000억원 이상의 예산이 소요되기 때문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심해 시추 작업시 인근 해역에서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것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장철민 민주당 의원은 "프로젝트 성공 가능성이나 석유·천연가스 매장량이 과장되지 않았는지를 확인할 것"이라며 "네덜라드 흐로닝언 가스전, 미국 사우스 유진 아일랜드 유·가스전 사례처럼 유·가스 시추·채취과정에서 지진이 발생하는 경우가 관측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왕고래 프로젝트가 추진되는 과정에서 혹시 모를 지진 위험과 유출사고를 사전에 검증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이번 국정감사에서도 지진 안전성에 대해서 검증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반면 여당은 대왕고래 프로젝트가 자원안보체계 구축의 핵심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에너지 안보 문제에 대해 정쟁으로 시간을 소비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이다. 또 에너지 안보를 위해서는 긴 호흡을 가지고 꾸준히 자원개발에 집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박성민 국민의힘 의원은 "대한민국은 에너지의 94%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대왕고래 프로젝트 성공은 우리에게 2000조원에 육박하는 경제적 이익을 가져다 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바라왔던 자주적 자원안보체계를 구축할 수 있는 모멘텀이 될 것"이라며 "국가 주도의 자원개발 사업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와 개발을 다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