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우리금융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9월 대중 수출 품목을 가공단계별로 살펴볼 때 중간재에 속하는 '반제품'의 수출액은 335억달러(한화 약 35조3000억원), 최종재에 포함되는 '자본재'의 수출액은 225억달러(한화 약 23조7000억원)로 집계됐다.
반제품이란 완제품이 아니라 여러 단계의 공정 중 일부 공정만 끝마친 제품을 말하고 자본재는 다른 제품 생산에 주로 활용되는 완제품으로 평판디스플레이·반도체 등이 대표적 대중 수출 자본재 품목에 속한다.
이들 품목의 감소세를 살펴보면 자본재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7.2%로 대폭 줄었고 반제품 역시 2.1% 감소했다.
허문종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올해 1∼9월 누적 수출 증가세는 2.9%에 그쳐 회복세가 예상보다 미약하다"며 "반제품과 자본재의 수출 부진이 최근 한국의 대중 수출 부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반제품과 자본재의 수출이 부진한 원인은 중국이 자체 생산능력을 키우면서 한국에서 이를 수입할 이유가 없어졌다는 데 있다.
실제로 중국이 대형 장치산업에서 생산 자급률을 키우면서 올해 1∼9월 대중 평판디스플레이·센서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9.3%나 급감했다.
허 수석연구원은 "주요 중간재 제품에 대한 중국의 자체 생산능력은 이미 상당한 수준"이라며 "앞으로 한국은 첨단 부품·소재 수출에 집중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허 수석연구원은 이어 "유럽의 경우 명품의 대중 수출로 소비재 수출 비중이 큰 편"이라며 "한국도 고급 소비재 산업을 육성, 현재 3.4%에 그치는 소비재 수출 비중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