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성준 기자= 경찰을 가장해 노인들의 현금을 물품보관함에 넣으라고 시킨 뒤 돈을 빼내간 신종 보이스피싱 사기단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보이스피싱 사기단 일원인 최모 씨의 휴대폰을 분석해 공범 4명을 모두 검거한 뒤 최씨 등 3명을 사기 혐의로 구속하고 장모(25) 씨 등 2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4일 밝혔다.
이씨에게 전화를 건 이는 물품보관함의 위치와 비밀번호까지 지정해줬다.
이에 속은 이씨는 평생 모은 돈 1억1000만원을 전부 인출해 오후 5시께 송파구 잠실동 신천역 물품보관함에 넣었다가 돈을 몽땅 잃었다.
최씨 등은 같은 수법으로 지난달 10일부터 27일 사이 6명으로부터 총 3억7000만원을 받아 가로챈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는 모두 70∼80세의 노인들로, 최씨 등은 경찰이나 금감원 직원 등으로 역할을 정해놓고 돌아가면서 계속 전화를 거는 수법으로 피해자들을 혼란스럽게 했다"고 말했다.
최근 들어 계좌이체를 유도하는 기존 수법이 먹히지 않자 피해자 거주지에 직접 찾아가 위조된 금감원 신분증을 제시하며 현금을 받아 가는 방식을 썼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경찰은 이들의 동선을 조사한 결과 중국 내 보이스피싱단의 하부조직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그는 "최씨 등은 경찰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중국산 메신저인 '위챗'을 이용하기도 했다"면서 "현재 중국 내 총책의 정확한 신원을 파악 중"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