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현기증’ 연기+스토리+연출, 삼박자 척척 맞은 웰메이드

2014-11-04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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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영화 '현기증' 포스터]

아주경제 권혁기 기자 = 영화 ‘현기증’(감독 이돈구·제작 한이야기엔터테인먼트)이 3일 오후 서울 메가박스 동대문에서 언론시사회를 열고 베일을 벗었다.

‘현기증’은 치매 증상인 듯한 현기증으로 인해 자주 정신이 끊기는 순임(김영애)이 딸 영희(도지원)와 사위 상호(송일국), 둘째 딸 꽃잎(김소은)이 함께 살아가던 어느 날 치명적인 사고를 당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담고 있다.

이미 한차례 유산의 아픔이 있었던 영희와 상호는 태어날 아이에 대한 기대감이 부풀어 있었다. 의사인 상호는 아내 영희의 마음을 풀어주려고 연신 애를 쓴다. 마침내 태어난 아기. 영희는 늦은 나이에 어렵게 얻은 아이 때문에 예민하다. 동생이자 자신이 근무하는 학교의 학생인 꽃잎이 밤에 집안을 돌아다니는 것도 마뜩잖다.

요즘 들어 자주 깜빡하는 엄마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 미역국을 끓였는데 고기를 꺼내놓고도 넣지 않는 그런 일들이 발생하자 짜증이 난다. 상호는 장모를 걱정하는 마음에 “혹시라도 심해지면 꼭 얘기해 주세요. 병원에 가보시는 것도 좋아요”라고 권한다.

꽃잎이는 가족들과 함께 있지만 고민을 털어놓을 상대가 없다. 일명 일진들이 예쁘게 생긴 꽃잎이를 노리고 있어 학교가기가 싫고 힘들지만 엄마 순임은 “아파도 참고 학교에 가야지”라고 말한다.

그러던 어느날 집 안에 치명적인 사건이 발생한다.

‘현기증’은 배우들의 열연과 치밀한 스토리, 탁월한 연출력이 만나 웰메이드 작품으로 평가받을 전망이다.

지난 2012년 조두순 사건에 분노해 300만원이라는 소액으로 만든 영화 ‘가시꽃’으로 장편 데뷔한 이돈구 감독은 ‘현기증’으로 다시 한 번 연출력을 인정 받을 예정이다.
 

[사진=영화 '현기증' 스틸컷]

‘현기증’은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 뉴커런츠 부문에 진출했으며 베를린국제영화제 파노라마 부문, 아부다비영화제 신인경쟁부문 등에 초청되며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영화제 초청이 곧 작품성에 대한 평가라고 할 수는 없지만, 이를 차치하더라도 이돈구 감독의 ‘인간성의 내면’을 바라보는 시선은 압권이다.

이를 뒷받침하는 것이 배우들의 연기다. 신이 들렸다는 표현이 딱 맞을 김영애의 연기. 김영애와 대립각을 세우는 도지원. 그 사이에서 고통을 표현하지 못하고 속으로 삼켜야하는, 그러다 폭발시키는 송일국. 선배들 사이에서도 전혀 밀리지 않는 김소은의 연기력이 만나 내뿜는 시너지 효과는 94분이라는 러닝타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게 만든다. 그 중에서도 김영애는 미친 연기력으로 관객을 압도한다.

청소년관람불가로 오는 6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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