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한달간 인민은행이 시중에 대량의 유동성을 공급한다는 루머가 시장에 무성했다. 이러한 가운데 28일엔 인민은행이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라는 새로운 통화수단 방식으로 시중 은행에 3개월 만기(추가 연장도 가능)로 1000억 위안의 유동성을 공급한다는 관측이 중국 중금공사를 통해 흘러나왔다고 중국 현지 언론들은 보도했다.
중금공사는 앞서 외신들의 인민은행이 SLF를 통해 시중에 2000억 위안의 유동성을 공급한다는 보도를 부인하며 인민은행이 MLF라는 새로운 수단을 사용했다고 전했다.
인민은행의 SLF나 MLF 등을 통한 시장 개입 사실은 유동성 공급 후 수개월 내 인민은행 분기별 보고서를 통해서나 공식 확인이 가능하기 때문에 현재로선 인민은행이 어떤 방식으로 얼만큼 유동성을 공급했는지는 사실상 확인하기 어렵다.
그 동안 인민은행은 SLF를 통해 시중에 단기 유동성을 공급해왔다. SLF는 일종의 긴급 단기대출로 1~3개월 만기 후 조달한 자금은 다시 상환해야 하기 때문에 부양 효과는 일시적이다.
반면 이번에 처음 선보인 MLF는 3개월 만기 후에도 지속적으로 연장이 가능한 일종의 중기 대출로 SLF보다 경기 부양효과가 큰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인민은행이 지난해 SLF와 함께 도입한 단기유동성조작(SLO)도 있다. 주요 은행 12곳을 대상으로 만기 7일 이내의 단기 환매조건부채권(레포, RP)을 매입하거나 매각해 시중 유동성을 조절하는 방법이다.
앞서 6월에는 PSL이란 새로운 통화조절 수단도 공개했다. PSL은 은행으로부터 담보를 받고 대출을 해줌으로써 인민은행이 필요로 하는 곳에 자금을 공급하는 방식이다. 지난 7월 인민은행은 PSL을 통해 중국개발은행에 주택재개발 사업 자금으로 1조 위안을 지원했다.
이같은 새로운 통화조절 수단은 외견상 대규모 유동성 지원이지만 사실상 금융취약 계층에 대한 선별적 공급을 통해 시장금리 하락 유도에 중점을 두고 있어 양적완화라기보다는 질적완화에 가까워 현재 중국 인민은행이 강조하는 안정적 통화정책 기조에도 부합한다.
다만 이 같은 다양하고 유연성 있는 인민은행의 맞춤형 통화조절 수단이 실물경제에 미치는 부양 효과가 미미하다며 통화정책을 한층 더 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실제로 앞서 28일 인민은행이 발표한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비록 영세기업에 대한 대출 증가율은 다른 부문을 웃돌았지만 대출 증가율은 2분기말보다 2.2% 포인트 둔화됐다. 농업 부문 대출 증가율 역시 2분기 말보다 3.3% 포인트 떨어졌다. 3분기 7.3%를 기록한 중국 경제성장률 이 4분기 반등하려면 강력한 경기부양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중국 중금공사 수석 이코노미스트 량훙(梁紅)은 “여전히 통화정책이 긴축기조에 머물러 있다”며 “내년엔 통화완화가 빠른 속도로 이뤄져 인민은행이 전면적 지급준비율 인하 4차례, 금리 인하 2차례를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UBS의 왕타오 이코노미스트는 “그러나 인민은행의 통화완화 정책은 단기간 여전히 수동적으로 맞춤형으로 이뤄질 것”이라며 “대규모 외환 유출 사태가 발생하지 않는 한 전면적 지준율 인하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