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적완화 종료는 이미 예상됐던 만큼 시장이 받는 충격은 미미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미국이 조기 금리 인상을 시사할 경우 더딘 회복세로 불투명한 세계경제에 적잖은 파장이 일 것으로 관측된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이번 FOMC 회의 직후 연준이 3차 양적완화를 완전히 종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연준이 2008년 10월 이후 세 차례에 걸쳐 실시한 양적완화가 6년 만에 마침표를 찍게 된다. 연준이 양적완화 종료를 선택한 데에는 미국의 경기회복에 대한 자신감이 깔려 있다. 최근 세계경제의 침체 우려에도 미국 경제지표는 호조를 보이면서 ‘나홀로 성장’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아울러 연준이 6년간 시중에 돈을 푸는 방법을 통해 미국 경기에 불을 지피고자 사들인 국채 및 모기지(주택담보대출) 채권은 4조4800억 달러로, 이미 적정 수준을 넘어섰다는 지적도 일고 있어, 연준의 양적완화 연기 명분도 점차 약해지는 상황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양적완화 정책 종료 시기를 연장해야 한다는 의견도 여전히 제기되고 있다.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달 중순 “유럽의 인플레이션이 하락하고 있어 Fed가 QE 종료 절차를 잠시 멈추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미국 금리인상 시기 ‘촉각’ 의견 분분
이를 감안해 외신들은 연준이 기준 금리 인상 시점을 놓고 '상당기간 제로 금리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기준금리 선제적안내(포워드가이던스) 표현에 손을 대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양적완화 종료를 발표할 것이 확실시되는 상황에서 기준금리 선제적 안내까지 손을 댈 경우 연준이 조기금리 인상에 시동을 건 것으로 시장이 받아들일 수 있다는 까닭에서다. ‘상당 기간’이란 문구를 삭제하면 기준금리 인상이 당초 예상됐던 내년 중·하반기에서 상반기로 앞당겨진다는 의미와도 같다.
로이터통신은 이와 관련해 최근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고 인플레이션 상승률도 취약한 모습을 보이는 만큼 연준이 비둘기적인 입장을 나타낼 가능성이 크다고 점쳤다.
밀란 멀레인 TD 시큐리티 이코노미스트는 "현재 달러가 강세를 보이고 있고 글로벌 경제 성장이 둔화되고 있는 가운데 금리 인상을 서두르는 듯한 발언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본다"고 분석했다.
재닛 옐런 의장이 회의 결과를 설명하는 기자회견은 따로 열지 않는 것도 선제적안내 지침을 바꾸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에 힘을 보태고 있다. 선제적안내 변경이 중대한 사안인 만큼 이를 바꿀 경우 의장이 직접 나와 배경설명을 필요로하기 때문이다. 연준은 이틀간 회의 결과를 29일(한국시간 30일) 성명 형태로 발표할 계획이다.
그러나 현재 연준 내부에서 금리 인상을 일단 조기 개시함으로써 변칙적 통화정책(UMP)에서 벗어나는 출구전략에 돌입해야 한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은 만큼 이를 속단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한편, 국제통화기금(IMF)는 미국 기준 금리가 갑자기 오르면 아시아 국가 가운데 한국이 가장 충격을 많이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IMF은 미 연준이 조기 금리 인상을 감행하면 한국의 내년 경제성장률이 4%에서 3%초반대까지 내려앉을 것으로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