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콘이라 불릴만큼 강렬한 이미지를 가졌던 그가 지난해 5월 발라드 ‘헤어지자’를 발매하고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무대에 섰다. 검은 긴 생머리, 청순한 메이크업, 무채색의 스타일은 외면보다 음악에 집중해주길 바라는 마음을 투영했다.
1년 6개월 만에 다시 만난 서인영은 노래하는 서인영으로 돌아왔다. 13일 서울 서교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식사 자리, 데뷔 14년 차 기자들과 처음 가지는 편안한 자리라고 웃어 보였다.
수수한 차림에 민낯에 가까운 얼굴이었지만, 독특한 검은 페도라와 탈색한 짧은 헤어스타일로 역시나 에지를 놓치지 않았다. 이야기에 앞서 이번 신보를 미리 들려줬는데 듣기 부담이 없고 귀에 편안히 감긴다.
“‘선택’이라기보다는 우선 제가 하고 싶은 걸 먼저 하는 것뿐이에요. 제가 쥬얼리 활동에서 보여줬던 이미지가 강해서 그런지 ‘헤어지자’ 당시 ‘서인영이 노래도 하네’라는 반응이 많았거든요. 전 사실 그게 좀 속상했어요. 노래는 늘 해왔는데 말이에요.(웃음) 그래도 지금이라도 알아주셔서 감사해요. 이번 ‘생각나’ 역시 퍼포먼스보다 음악에 집중했어요.”
서인영은 ‘생각나’로 화려하게 활동하지는 않는다. 음악방송 무대는 없지만 1960~70년대 클래식한 패션으로 서인영을 담았다.
“사실 발라드를 하면 무대에서 심심하다고 느껴져요. 패션에 한계를 느끼곤 하지만 다음번에 충족하면 되고 무대가 아닌 예능프로그램이나 화보 등에서 채우면 되니까요.”
서인영의 소망을 물으니 “음악도 좋고 패션도 좋은 아티스트”라고 언급했다. ‘생각나’는 욕심쟁이 서인영이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몸 풀기가 아닐까. 뮤지션 서인영의 1막 음표가 그려지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