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은 오는 13일께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가토 전 지국장 사건을 형사합의부에 배당하기로 했다고 10일 밝혔다.
법원 관계자는 "명예훼손 사건은 일반적으로 판사 1명의 단독 재판부에 배당되지만, 사안의 중요성을 고려해 3명의 판사로 구성된 합의부에서 처리하는 것이 적당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가토 전 지국장은 지난 8월3일자로 온라인에 게재한 '박근혜 대통령 여객선 침몰 당일 행방불명…누구와 만났을까'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허위사실을 적시해 박 대통령과 옛 보좌관 정윤회(59)씨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지난 4월16일 세월호 참사 당일 박 대통령이 정씨와 함께 있었고 이들이 긴밀한 남녀관계인 것처럼 기사를 작성했다.
하지만 검찰은 조사결과 당시 박 대통령이 청와대 경내에 있었으며 정씨는 이날 청와대를 출입한 사실이 없다고 결론 내렸다.
검찰은 이런 의혹 제기를 허위사실로 결론짓고,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상 명예훼손 혐의를 적용해 지난 8일 그를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기사 내용이 허위사실이고, 아무 근거 없이 여성 대통령에게 부적절한 남녀관계가 있는 것처럼 명예를 훼손한 점, 사실확인 과정 없이 신뢰할 수 없는 자료를 보도 근거로 제시한 점" 등을 기소 이유로 들었다.
또 "가토 전 지국장이 23년간 기자로 일했으며 4년에 이르는 한국 특파원 생활을 해 국내 사정을 잘 알고 있으며, 피해자들에게 미안함이나 사과, 반성의 뜻을 보이지 않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가벌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지난 8월 가토 전 지국장을 세 차례 소환조사한 뒤 사법처리 수위를 놓고 장고를 거듭한 끝에 그를 재판에 넘기기로 결정했다.
가토 전 지국장은 현재 출국정지 상태여서 국내 법정에 직접 출석해 재판을 받아야 한다. 재판 과정에서 법원이나 검찰이 출국정지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