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LH는 과도한 사업물량을 조절하고 리츠·공동개발 등 민간과의 새로운 사업방식을 통해 부채를 꾸준히 줄여나갈 계획이다.
지난 2009년 10월 1일 통합공사로 출범한 LH는 524%의 부채비율과 연평균 7조5000억원의 금융부채 증가라는 짐을 안고 있었다.
경영 정상화를 위해 그동안 수요가 없거나 중복된 사업은 구조조정하고 보유자산 판매에 역량을 기울였다. 사업방식 다각화와 원가절감 등 자구노력도 펼쳤다. 지난해 6월 이재영 사장 취임 이후에는 판매목표관리제를 도입하는 등 책임경영시스템을 구축해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였다.
금융부채 감축의 성과는 전사가 매달린 판매 증가의 영향이 컸다는 게 LH 분석이다. LH는 그동안 “회사 이름만 빼고 다 판다”는 등의 구호를 들고 ‘1인 1건 매각운동’을 펼치고 대규모 투자설명회를 열기도 했다.
공급착수 후 미매각됐거나 공급시기를 이연한 제품, 장기미매각 주택 등은 계획을 변경해 재공급했다. 판매 강화를 위해 대표경영자와 지역 본부장이 경영계약을 체결하는 판매목표관리제를 실시했다.
이에 따라 LH의 사업수지는 2010년 0.53에서 지난해 0.93으로 크게 높아졌다. 사업비 조달도 예전에는 절반을 외부에서 차입했지만 지난해부터는 대금회수 범위 내에서 집행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었다.
414개 지구(425조원)에 달하던 사업지구는 224개(308조원)으로 축소하고 연간 사업비는 33조원에서 20조원 내외로 줄였다. 특히 LH 단독 사업방식에서 벗어나 공공-민간공동택지개발 등 민간자본을 활용하는 사업방식을 도입했다.
조직 내부도 개편됐다. LH 직원들은 2년간 임금 10%를 반납하고 복지·후생제도를 축소했다. 사업 전 과정을 소사장이 책임지고 관리하는 소사장제도를 통해 현장관리체제를 적용하고 공기업 최초로 구분회계를 도입해 투명성을 높였다. 본사는 슬림화하고 본부별 책임조직으로 재편했다. 대부분의 인력은 현장 중심으로 재배치했다.
경영정상화를 추진하면서도 공기업 본연의 목적인 공적역할도 차질 없이 수행했다.
매년 국내 공공기관 발주물량의 30% 가량인 10조원 규모 토지·주택사업을 발주하고 세종시 첫마을, 혁신도시 부지조성 등 국가 균형개발도 추진했다. 장기공공임대주택 75%인 76만1000가구를 보유해 저소득층 주거안정을 도왔고 희망임대리츠를 통해 하우스푸어를 지원했다. 내년 실시 예정인 새로운 주거급여 시범사업도 마쳤다.
LH는 그동안 닦아온 재무·조직적 토대를 바탕으로 공적역할을 차질 없이 수행해 국민에게 도움을 전하는 기업으로, 국민이 믿고 좋아하는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재영 사장은 “지난 5년은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꾼 아주 소중한 시간”이었다며 “지난 5년이 생존의 시간이었다면 앞으로의 50년은 성장의 시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