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지난달 회사채 발행이 크게 줄어들면서 기업들이 증권 공모를 통해 조달한 자금 규모가 13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21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8월 중 기업의 직접금융 조달실적'에 따르면 이 기간 기업들의 증권 공모를 통한 자금조달 실적은 총 7조2916억원으로 전월 12조2453억원에 비해 40.5%↓(4조9537억원) 감소했다. 지난해 7월(6조5594억원) 이후 월별 기준으로 가장 저조한 수준이다.
일반회사채는 전부 대기업이 무보증으로 발행했으며, A등급 이상인 곳에서만 99.7%를 발행했다. BBB 이하 등급에서는 BB등급인 코아로직(전환사채)이 유일하게 발행해 5월 이후에 점차 활기를 띠었던 BBB 이하 등급 발행이 다시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자산유동화증권(ABS)의 경우 이동통신사의 단말기할부채권을 기초로 한 발행 규모가 1880억원에서 9210억으로 대폭 늘어난 데 반해 그 외에는 1건(700억원)만 발행되는 등 부진한 양상을 보였다.
다만 금감원 관계자는 "금리인하에도 불구하고 월중 상승구간이 발생하는 등 이달에 금리가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으나 월평균 금리는 지속적으로 낮아지는 추세"라며 "회사채 공급 및 수요 측면에서 회사채 발행의 시장 여건은 점차 나아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8월 중 IPO(기업 공개)나 유상증자 등 주식을 통한 조달 자금은 5694억원으로 이 역시 전월보다 32.7% 감소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7월에는 반기결산일 이전인 6월에 증권신고서 제출이 몰리는 등 계절적 요인이 발생했고, BS금융(5146억원)과 동국제강(1499억원) 등 대규모 유상증자로 인해 발행액이 일시적으로 증가했다"면서 "8월에는 이러한 요인이 사라지면서 상대적으로 감소폭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월평균 발행규모가 5452억원임을 감안하면 8월 주식발행 조달실적은 양호하다는 설명이다. 이 기간 발행 건수도 12건으로 8.8건인 월평균 수준을 상회했다.
IPO는 신화콘텍과 피엘에이, 감마누, 우리기업인수목적3호 등 총 4건이었으며 372억원으로 규모는 비교적 작았다. 유상증자는 8건에 5322억원으로 코스맥스비티아이(현물출자, 2087억), 한진중공업(차입금 상환, 1914억) 등이 발행했다.
기업어음(CP) 및 전자단기사채의 발행실적 역시 74조4191억원으로 지난달(77조2290억원)에 비해 3.6%(2조8099억원) 감소했다.
CP 발행은 전월보다 12.2% 줄어든 29조2978억원을 기록했다. 공공기관 부채 감축 계획으로 한국전력공사 등 일부 공기업에서 계열사 지분 매각 등으로 자금을 확보하게 되면서 CP 발행을 줄였기 때문이다.
반면 전단채 발행은 일부 카드사를 중심으로 2.9% 증가한 45조1213억원으로 집계됐다. 월말에 집중된 카드대금 수입과 월중 일정하게 이뤄지는 가맹점 지출 간 시점 불균형으로, 일시적인 자금부족이 발생한 일부 카드사가 발행을 늘린 데 따른 것이다.
다만 증권사의 경우 초단기(7일 이내) 전단채 발행액이 전월 25조2990억원에서 8월 24조4003억원으로 감소했다.
한편 8월 말 현재 회사채 잔액은 372조244억원(만기 전액상환 기준)으로 지난해 말 대비 0.1% 증가했으며, CP 및 전단채 잔액도 148조5965억원으로 6.9%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