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현주 기자 =영화 '명량'의 인기속에 미술 경매시장에 이순신 장군이 노량해전 훈련장면을 그린 그림이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미술품 경매업체인 K옥션은 오는 25일 오후 5시 서울 서초구 신사동 K옥션 경매장에서 여는 가을 경매에 조선 후기 삼도(경상도·전라도·충청도)의 수군이 통영 앞바다에서 실시한 훈련 장면을 그린 ‘삼도주사도분군도’(三道舟師都分軍圖)를 비롯해 총 231점을 출품한다고 11일 밝혔다. 추정가 총액만 약 100억원어치다.
주목받고 있는 그림 ‘삼도주사도분군도’ 는 수많은 배는 통제사가 승선한 중앙의 좌선을 중심으로 첨(尖)자 형태의 진을 이룬다.
그림 속 첨자찰진(尖字札陣)은 이순신 장군이 임진왜란 중 마지막 해전이었던 노량해전에서 왜군을 물리친 진형으로 유명하다. 많은 배의 이동이나 적군 공격에 용이해 조선 수군이 자주 사용했던 일반적인 진형이기도 하다.
k옥션은 "인물 묘사에 나타난 특징으로 미루어 보아 조선 도화서 화원의 작품으로 추정된다"면서 "이번 출품작이 특별한 것은 첨자진尖字陣의 장면이 병풍이 아닌 하나의 화폭에 담겨 있고 그림 주변에 사방으로 수군관련 기록이 적혀있는 중요한 작품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사료적 가치가 높고 매우 귀한 작품"이라는 평가로 k옥션측은 추정가를 11일 현재까지 정하지 못했다.
이번 경매에는 피에르 오귀스트 르누아르의 1905년작인 '딸기가 있는 정물’(감정가 7억3000만원~9억5000만원)도 나왔다. 다른 작은 규격의 유화들보다도 훨씬 더 조심스럽게 그려졌으며 딸기는 무척 정교하게 배열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K옥션은 젊은 시절 도자기 화공의 견습생으로 일했던 르누아르는 정물 표현에 있어 상당한 기술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더욱 더 정교한 묘사가 뛰어나다"며 "이 작품은 웰덴스타인 인스티튜트에서 발행 예정인 르누아르의 카달로그에 수록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외에 1970년대 한국 단색화를 이끈 이우환의 ‘선으로부터 No.12-12’(감정가 3억6000만원∼5억원), ‘동풍’(감정가 2억5000만원∼3억5000만원) 등 5점을 비롯해 정상화, 박서보, 하종현, 윤형근 등 단색화 작가들의 작품도 경매에 출품된다.
또한 조선의 차문화를 선도한 초의선사(1786∼1866)가 1837년에 지은 우리나라 유일의 다서인 ‘동다송’도 나왔다. 첩의 형태나 종이의 연대로 미뤄 현존하는 동다송 중 가장 오래된 책으로 추정되고 있다. 감정가는 1억∼1억5000만원이다.
경매 출품작은 13일부터 K옥션 신사동 전시장에서 볼수 있다. (02)3479-8824 X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