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지훈 기자 = 박세춘 금융감독원 부원장보는 4일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과 이건호 국민은행장이 중징계를 받은 것과 관련해 "(거취는) 당사자들이 가장 잘 알 것"이라고 말했다.
박세춘 금융감독원 부원장보는 이날 브리핑에서 "'문책경고'가 사퇴 사유는 아니다"라면서도 "거취 문제는 본인과 이사회가 자율적이고 합리적으로 결정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박세춘 금융감독원 부원장보와의 일문일답.
▶이번 결정이 사실상 사퇴 압박이 아닌가?
-당사자들이 가장 잘 알 것으로 생각한다.
▶이사회에 '사퇴 시키라는' 의사가 담긴 것인가?
-이사회에서 판단할 사안이다. 현 최고경영자(CEO)가 경영정상화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되면 이사회가 이런 부분을 포함해 모든 것을 결정할 것으로 생각한다.
▶이사회도 분쟁의 한 축을 담당했는데 조직 쇄신은 없나?
-이사회 중심으로 경영정상화 대책을 수립할 것으로 알고 있다.
▶임영록 KB금융 회장과 이건호 국민은행장 모두에게 중징계를 내린 이유는?
-임 회장과 이 행장의 귀책 정도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차이가 있다는 게 제재심에서 논의됐었다. 이 행장의 책임이 임 회장보다 가볍다해도 결코 낮지 않다고 판단해 같이 (중징계) 했다.
▶이 행장이 주전산기 교체와 관련해 자진신고한 점도 징계에 반영됐나?
-사후수습을 위해 노력한 경우 감경할 수 있지만 이번 사태의 경우 금융질서를 문란케 하는 금융사고다. 기관장으로서 위법·부당행위가 발견되면 보고하는 게 당연한 의무다. (자진신고가 아니라) 정보보고만 한 것이다. 이 행장이 취임 이후 문제가 불거지기까지 11차례 보고를 받았으나 감독의무 이행을 태만히 한 것이 자진신고로 소멸되지 않는다.
▶제재심 결과 이후 (템플스테이 행사, 검찰 고발) 과정도 이번 결정에 영향을 끼쳤나?
-제재는 양정 조치안에 포함된 것만으로 하는 게 원칙이다. 다만 제재심 종료 이후 제재 결정권자가 결정하는 기간까지 발생한 여러 사태를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일부 영향을 미칠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
▶금감원 제재심의 결과가 뒤집힌 것은 이번이 처음인가?
-금감원장이 거부한 것은 처음 사례다.
▶주전산기 교체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징계 수위가 높은 것 아닌가?
-이사회가 잘못된 판단과 자료에 기초해 유닉스로의 의사결정이 이뤄졌고 2회에 걸쳐 입찰까지 시행했는데 이를 그 과정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이다.
▶중징계 결정과 관련해 금융위원회와 교감이 있었나?
-공식적인 채널을 통해 협의가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금감원의 의사가 어느 정도 전달이 되고 협의가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기존 제재심 결정을 뒤집은 것이기 때문에 제재심 개편에 대한 논란도 제기될 것으로 보이는데 향후 운영 방안은?
-현재 각계 전문가들이 제재심을 구성하고 있고 열심히 활동하고 있다. 공정성, 투명성, 합리성 등에 문제가 제기된다면 합리적인 방법을 찾을 수 있지만 현재 구체적인 계획이 없다.
▶금감원의 결정과 관련해 제재심이 다르게 판단한 부분은 무엇인가?
-관련 사실이나 관련 법규 등 모든 부분에 대해 사실관계 등을 다르게 판단한 부분은 없다. 다만 이 사안에 대한 중대성에 대해 제재심 개별 위원들의 주관적인 판단이 조금씩 상이하지 않았나 싶다.
▶금감원에서 검찰에 수사를 의뢰할 계획도 있나?
-제재심이 종료된 이후 법률 검토를 거쳐 수사의뢰 방안을 검토했었다. 그러나 이 행장이 고발했기 때문에 감독기관에서 다시 고발해야 하는지는 검토할 필요가 있다. 수사과정에서 검사자료나 자료요청이 있을 경우 적극 협조할 계획이다.
▶이번 결정이 LIG손해보험 인수에 영향을 미치나?
-인가와 관련해서는 검사 파트가 아니다. 다만 인가 파트에서 재제 내용에 대해 심도 있게 검토할 것으로 생각한다.
▶제재심 결정 이전에 제재심 위원들이 로비를 받았다는 소문도 있다.
-제재심 위원 로비는 듣지 못했다. 그런 일이 없을 거라 확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