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선미 기자 = 지역경제가 개선흐름은 보였지만 여전히 세월호 참사의 영향권을 벗어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심리 회복은 아직 미흡했고, 기업들도 설비투자에 유보적이었다.
한은은 27일 발표한 '3분기 지역경제보고서(골든북)'에서 "세월호 사고 이후 부진한 소비 및 서비스업 생산도 2분기보다 증가했다"며 "다만, 증가폭은 크지 않고 소비심리도 아직 불안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지역별로는 수도권, 충청권, 호남권, 대경권(대구·경북), 제주권의 경기는 개선됐고 강원권과 동남권(부산·울산·경남)은 보합세를 보였다.
그러나 세월호 사고의 영향 등으로 위축됐던 소비 및 투자심리는 좀처럼 회복되지 못했다. 소비가 일부 늘어나긴 했지만, 2분기가 워낙 침체기였기 때문에 기저효과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윤달(10∼11월)을 앞둔 예비 신혼부부의 혼수용품 수요, 전통시장 상품권인 온누리상품권의 할인 판매 등이 소비를 끌어올리긴 했지만,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 예년의 판촉활동에 비하면 매출회복은 더뎠다.
소비가 활발한 휴가철 역시 예년에 비해 녹록치 않았다. 전 국민이 여름휴가지로 많이 찾는 동해안 지역 6개 시군 90개 해변을 찾은 관광객수는 2465만 명에 그쳤다. 이는 지난해 같은기간 2567만명 대비 102만 명 줄어든 수치다. 강원도 5개 대형워터파크의 입장객 수 역시 8% 정도 줄었다.
강성대 지역통할실장은 "세월호 사고의 영향은 조금씩 줄고 있지만 당초 예상보다는 길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실제 서비스 업체 197개를 상대로 7월21일부터 8월12일 사이에 벌인 설문조사에서 응답 업체의 50.3%가 세월호 사고의 매출 영향이 1개월은 더 갈 것이라고 답했고 30.1%는 '2∼3개월', 19.6%는 '3개월 초과'를 예상했다.
수출업체들의 환율부담도 컸다. 수출이 증가세를 유지했음에도 원·달러 환율 하락에 따른 가격 경쟁력 약화와 수익성 저하에 대한 우려는 더 확산됐다. 제조업 317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62.2%가 원·달러 환율 하락이 부정적이라고 응답했다. 3개월 전 조사 때(55.2%)보다 더 늘어난 것이다.
다만 이른바 '최경환 효과'로 주택시장은 회복조짐을 보였다. 부동산 규제가 풀리자 수도권 등 일부 지역에서 개선세가 두드러진 것이다. 그러나 이외의 지역에서는 주택 매매가격이나 전세가격이 상승세가 둔화되거나 보합세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