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강성욱 제너럴 일렉트릭(GE)코리아 총괄 대표는 21일 “한국형 전투기 개발 사업인 ‘KF-X’(일명 보라매 사업)사업에 참여할 경우 GE는 항공기 엔진 기술 협력 및 부품 국산화를 확대하고, 전투기 수출 마케팅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KF-X 사업이 아직 정부의 승인이 내려지지 않은 상황에서 민간 업체가 사업 추진의 필요성 및 참여시 대대적인 지원을 천명한 것은 GE가 처음이다. 사업이 승인되면 글로벌 항공업체들의 대대적인 참여가 예상되며, 이에 GE는 선제적으로 공세를 취한 것이다.
강 대표는 특히 한국이 항공산업을 육성하는데 있어 KF-X 사업은 반드시 진행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현재 항공사업을 주도할 수 있는 대기업이 없기 때문에 정부가 나서서 산업을 육성해야 한다. 때 마침 KF-X 사업이 논의되고 있다. 항공산업이 미래 조선산업 역할을 하려면 정부의 역할이 중요한다는 점을 놓고 볼 때 반드시 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에 GE는 KF-X 참여시 통상 정부가 제시하는 국산화율 50% 요구 조건을 상회하는 엔진 기술의 협력과 국내 구매를 확대해 국내 항공산업의 기반 조성을 지원할 계획이다. GE는 이미 한국 최초의 국산 초음속 고등훈련기인 T-50용 F404엔진을 한국에서 조립 생산했으며 이지스 함정용 LM2500 엔진, 국내 기업과 공동 개발한 수리온 한국형 기동헬기용 T700-701K 엔진 등 주요 제조 라인을 국내에 이전했다. 또한 지난해까지 국내 기업으로부터 7억4500만달러의 부품과 구성품을 구매해 국산 부품의 해외 수출을 지원했고 1300여 개의 일자리를 창출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GE는 전 세계 160여 국가에 30만 명의 직원을 둔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국산 항공기 수출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대우조선해양이 건조중인 호위함의 태국 수출을 비롯해, 최근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국산 항공기 T/FA-50를 인도네시아, 이라크, 필리핀으로 수출하는 데 GE의 엔진 기술과 수출 프로그램을 지원했다.
미국 수출을 추진중인 국산 항공기 T-50(골든 이글)에 대해서도 지원을 강화키로 했다.
정륜 GE코리아 방위사업 총괄 상무는 “미국 정부가 아직 제안 요청서를 내지 않아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면서 “T/FA-50을 동남아에 수출할 때 GE 현지 조직을 통해 적극적인 홍보를 했던 것처럼 미국에서도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전했다.
이와 함께 GE는 리더십 개발 교육 자산을 활용해 한국군 장교, 부사관, 일반 장병을 대상으로 리더십 프로그램 개발을 추진하고 있으며, 에너지(이동식 발전과 마이크로그리드), 헬스케어(진단장비) 분야에서도 관련 기술과 제품을 공급하며 한국방위산업발전에 일정한 역할을 담당할 것을 약속했다.
강 대표는 “항공기는 20만개 이상의 부품이 사용되는 고도의 기술집약적 사업으로 연관산업으로의 파급 효과가 크다. 특히 항공기 엔진은 개발에 몇 십년 걸리기 때문에 소수의 업체만 존재할 만큼 독자적으로 투자해 만들기 어렵다. 이에 GE가 정부와 공동으로 엔진을 개발하면 한국이 항공사업 진출하는데 있어 속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당부했다.
한편, 항공기 엔진 부문 세계 1위인 GE는 전 세계 2만5000기, 상용 항공기는 3만3000기 등 5만8000기의 엔진과 관련 운행 시스템을 공급했다. 한국에서는 군용기 600대에 1300기의 엔진, 상용 항공기는 280대에 400기의 GE엔진이 사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