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크홀 공포 땅 꺼짐 언제 어디서 발생할까… 불안한 여론 확산

2014-08-19 17:00
  • 글자크기 설정

[사진=서울시 제공]


아주경제 강승훈·장기영 기자 = 8월 들어 서울 송파구 도심 한 복판에서 의문의 '대형 싱크홀(땅 꺼짐)'이 7건이나 발생했다. 1개소는 70m 연장의 거대 지하 동굴로 그 크기도 어마어마하다.

충격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았다. 서울시 조사단이 정밀 확인에 나선 주말부터 추가 동공이 5개나 더 발견된 것이다. 시민들의 불안은 갈수록 커져는데 관할기관인 서울시는 뾰족한 해법 조차 내놓지 못하고 있다.
◆왜 강남에 집중되나
최근 잇따르고 있는 동공은 강남 일대에 집중되고 있다. 이달에 드러난 동공 7곳 모두가 석촌역을 중심으로 사방에 퍼진 형태다.

일반적으로 모래나 자갈 등으로 이뤄진 표면 충적층이 지하수로 유실돼 지반이 내려앉아 형성되는 구멍을 싱크홀이라 부른다. 

전문가들은 싱크홀 옆의 연악한 지반을 건드려 흙이 잘게 부서졌고, 이에 따라 커다란 빈 공간이 생겨났다고 공통적으로 지적한다.

특히 송파나 잠실의 지리적인 특성을 든다. 과거 하천이던 이곳은 모래층이 잘 발달됐다. 이 연약 지반에 지하터널을 뚫는 등 공사가 장기간 이어졌고 하수관거의 누수로 인한 모래가 대거 유실되면서 동공이 생겼다는 설명이다.

서울시 역시 지난 5일과 13일 함몰된 석촌 지하차도 구간이 지하수에 취약한 충적층이 두껍게 자리한 구감임을 확인했다. 따라서 수위 저감시 침하(내려앉거나 꺼짐) 우려가 높은 지역이라는 게 서울시 조사단측의 설명이다.

이처럼 특정 지역을 중심으로 동공이 나타나면서 전문가들은 추가 발견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박창근 관동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육안조사 결과 규모를 떠나 송파·잠실 등지에서 싱크홀 발생이 추가로 우려된다. 관할기관이 면밀한 조사를 벌여 시민들의 불안감을 줄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하철 다른 공구는 문제 없나
각계 전문가로 구성된 서울시 조사단은 지하철 9호선 3단계 건설 과정 중 시행한 실드공법을 주요 원인으로 꼽는다.

실드공법으로 연약지반에 터널을 뚫으면서 흙과 바위를 부쉈고, 이로 인해서 석촌 지하차도 위 지반이 내려앉았을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이다.

곧장 서울시는 이 같은 실드공법이 적용된 인접공사 구간 920공구와 921공구 각 지질층 6개소, 2개소의 보링 시추를 벌여 이상이 없는 것으로 파악했다.

920공구는 롯데건설이 921공구는 포스코건설에서 시공을 맡았다. 9호선 3단계 구간 중 나머지 918공구와 922공구에는 실드공법이 쓰이지 않아서 조사 대상에서 제외됐다.

서울시 윤방식 도시철도토목2과장은 "실드로 터널을 뚫은 920공구 및 921공구의 확인 작업에서 별다른 문제는 없었다"고 말했다.

◆막대한 추가 비용은 누가 부담하나
원인 조사와 복구 비용 등에 투입될 비용을 향후 어디에서 부담하느냐도 논란거리다. 핵심은 발주처 서울시와 시공사 삼성물산간 누구에게 더 책임이 있는지다.

당장 양측은 시민 안전을 고려해 복구 작업에만 전력 중이지만 보이지 않는 팽팽한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동공이 집중된 지하철 919공구는 송파구 삼전동 잠실병원~송파구 석촌동(8호선 석촌역)을 잇는 1560m 구간이다. 총 사업비 2106억원에 현 공정률은 38.7%.

땅 꺼짐과 함께 공정은 멈춰진 상태다. 비용이 더 들어가는 부분은 크게 원인 조사(계측, 전문가 자문 등) 및 원상 복구 두 가지다. 여기에 준공 기일을 맞추지 못해 사업기간이 만일 늘어날 경우도 고려 대상이다.

서울시는 지난 14일 중간 조사 발표 때부터 '9호선 지하철 굴착공사'를 주요 원인으로 압축하며 대표 시공사인 삼성물산에 책임을 몰아가는 양상이다.

서울시 전문가조사단은 이같은 근거로 터널굴착 전 시공사가 제출한 지반보강 공법 선정 보고서를 들었다. 이 자료를 보면 터널 내 수평그라우팅(재료를 투입해 틈새를 메우는 것)은 주입 범위 부족으로 지하수 과다유입시 붕락 위험이 존재한다.

또 석촌 지하차도 하부를 통과하는 919공구에 적용된 실드는 굴진 중 상부지반 공동 발생으로 지반 침하가 예상된다. 이에 따른 행동매뉴얼을 만드는 등 조치를 유지하던 중 함몰이 발생해 전적으로 시공 관리 미흡이라는 게 서울시측 판단이다.

천석현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장은 "원인 파악 뒤 시공사에 비용을 물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울시의 이런 주장에 대해 삼성물산은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책임 소재를 가리는 것 보다는 철저한 원인 규명이 먼저라는 입장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송파구민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고, 시민들의 안전을 챙기는 것인데 그러기 위해서는 하루 빨리 정확한 원인을 규명해야 한다"며 "원인이 규명되지 않은 상황에서 책임을 따지는 건 시민들의 안전을 배려하지 않은 소모적인 논쟁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또 서울시 전문가조사단의 원인 규명에 적극 협조하고, 최종 조사 결과에 따라 책임을 지겠다는 방침이다.

이 관계자는 "원인을 규명하는데 시공사가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적극 협조하겠다"며 "조사 결과 삼성물산에 책임이 있다고 하면 법적인 검토를 거쳐 비용을 부담하고 복구 작업을 할 것"이라고 전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