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위안부 문제는 해결" 20년간 '앵무새' 일본, 국제적 이슈 되자 '자중지란'

2014-08-12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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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중국은 물론 유엔과 미국까지 '이견 없는 공통된 국제 이슈'로 떠올라

20년간 책임 회피하던 일본, 결국 '꼭 풀어야 할 숙제' 되자 자국 여론도 양분

편집자 주-영화 ‘명량’이 대한민국을 뒤흔들고 있다. 유사이래 이웃나라로 끊임없이 경쟁했던 일본과의 전쟁을 승리로 이끈 이순신 장군을 보며 우리 국민들은 아직도 청산하지 못한 과제들이 산적한 양국의 현실과 견주어 본다. 참여정부 이후 일본 지도부의 야스쿠니(靖國) 신사참배, 역사인식 문제, 교과서 검정 기준 및 학습지도 요령 해설서 개정 문제, 고노(河野)담화 검증 강행 및 방위백서 발표 등 잇단 조치와 일본 내 극단적 반한 데모 및 한국인 혐오 발언등으로 양국 관계는 악화일로를 걷고있다. 본지는 4회에 걸쳐 일본군 위안부를 보는 세계의 시선과 일본내의 엇갈린 여론 그리고 해결책등에 대해 집중 조명한다.
일본대사관을 바라보고 있는 소녀상[김세구 기자 k39@ajunews.com]

아주경제 김동욱 기자 =1994년 유엔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공식 제기된 이후 일본은 한일청구권 협상으로 해결됐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그런 위안부 문제가 한국과 중국은 물론 유엔과 미국에 이르기까지 이견이 없는 공통된 국제 문제로 따오르자 일본내 여론이 둘로 쪼개지는 모습이다.
◇아사히 "위안부 문제, 일본이 피할 수 없어"

일본 사회에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한 아사히 신문은 지난 5일 2개면 이상을 할애한 특집기사를 통해 여성에 대한 자유의 박탈과 존엄 유린 등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본질을 직시하자고 제언했다.

아사히는 일본 우익인사들이 부정하는 군위안부 강제연행에 대해 "일본의 식민지였던 조선과 대만에서는 군의 의향을 받은 업체가 '좋은 일이 있다'고 속여 많은 여성을 모집하는 것이 가능했다"며 "(한국·대만과 인도네시아 등의 사례에서) 공통되는 것은 여성들이 본인의 의사에 반해 위안부가 된 강제성이 있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아사히의 스기우라 노부유키(杉浦信之) 편집담당자는 이날 자 1면 칼럼을 통해 "전쟁 중 일본군 병사들의 성(性) 상대가 되길 강요당한 여성이 있었던 사실은 지울 수 없다"며 "이웃과 미래지향의 안정적인 관계를 구축하는 데 있어 위안부 문제는 피할 수 없는 과제 중 하나"라고 밝혔다.

다만, 아사히는 2차대전 때 제주도에서 다수 여성을 강제로 끌고 갔다고 증언한 일본인 요시다 세이지(吉田淸治·사망) 씨의 주장에 기반해 작성한 1980∼90년대의 자사 기사들에 대해 "요시다가 제주도에서 군위안부를 강제연행했다고 증언한 것은 거짓이라고 판단하고 기사를 취소한다"고 밝혔다.

◇산케이·아베, '아사히 오류' 부각

이에대해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극우성향의 산케이(産經) 신문은 아사히신문이 인정한 일본군 위안부 관련 과거 보도의 일부 오류에 대해서만 물고 늘어지는 모습이다.

아베 총리는 9일 보도된 산케이와의 인터뷰에서 "제1차 아베 정권에서는 '정부 발견 자료 가운데는 군이나 관헌에 의한 이른바 강제연행을 보여주는 것과 같은 기술은 발견되지 않았다'는 각의 결정을 했는데 다시 한번 틀리지 않았다는 것이 증명됐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요시다 씨의 증언이 "사실로서 보도돼 일본과 한국 두 나라의 관계에 큰 영향을 줬다. (요시다씨의 증언을 토대로한 기사 때문에)모든 교과서에 강제연행 기술(記述)이 실린 것도 사실"이라고 아사히신문의 책임론을 부각했다.

◇ '전시하 여성의 존엄이 본질' 일본내 자성론

이런 상황에서 군위안부 문제의 본질을 직시하자는 일본 내의 움직임은 계속되고 있다.

야마시타 요시키(山下芳生) 일본 공산당 서기국장은 "위안부 문제에서 군의 관여와 강제성을 인정한 고노담화의 진실성은 조금도 손상되지 않는다"고 말했고 사민당의 요시다 다다토모(吉田忠智) 당수는 "위안부 문제를 축소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 마이니치 신문은 7일 사설에서 "'구(舊) 일본군의 관여'라는 표현을 사용해 정치적으로 매듭지은 고노담화를 아베 정권이 계승한다고 세계에 약속한 이상 '넓은 의미의 강제성인가', '좁은 의미의 강제성인가'와 같은 국내 논란에 시간을 허비하는 것은 국익을 해친다"며 "'전시하(戰時下) 여성의 존엄'이라는 글로벌 이슈로 인식하고 일본의 대처를 새롭게 구축해 나가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양국 외교당국의 변화도 감지 된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지난 주말 미얀마에서 개최된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외무상과 만나 "오늘 회담이 지난달 재개된 한일 위안부 문제와 관련한 국장급 협의를 추동하고 한일관계를 풀어나가는 모멘텀이 되길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기시다 외상도 "역대 내각의 역사인식을 계승한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 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국장급 협의 채널을 잘 살려나가자"고 화답해 일본내의 미묘한 기류 변화를 시사했다.

일본이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국제적인 우려를 제대로 인식하고 반성하지 않는 이상, 한일 관계회복이 쉽지 않다는 우리 국민여론을 일본이 하루속히 깨달아야 한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은 광복 69주년을 맞는 한일 관계를 새로 정립할 시금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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