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 8월15일은 성모승천 대축일..교황 대전서 한국신도와 첫 미사

2014-08-11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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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월드컵경기장, 세월호 침몰 사고 생존자와 가족등 신자 5만명 참석

[프란치스코 교황]


아주경제 박현주 기자 =프란치스코 교황이 한국 신자 대중과 함께 드리는 첫 미사가 대전에서 열린다.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의 둘쨋날인 15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성모 승천 대축일 미사’가 펼쳐진다.  이날 미사에는 한국 천주교 신자 5만명 정도가 참석할 예정으로 세월호 침몰 사고의 생존자와 가족들도 함께한다. 과연 프란치스코 교황은 세월호 참사 가족들에게 어떤 위로의 말을 건넬 것인지 주목되고 있다.
 지난 7일 교황청 교황청 공보실장 페데리코 롬바르디 신부는  “15일 미사에 세월호 침몰 사고의 생존자와 가족들이 함께할 것이고, 교황님께서 유족들에게 위로의 말씀을 주실 것”이라고 밝힌바 있다.

 미사는 가톨릭의 가장 중요한 예식이며, 교황이나 주교가 자신이 관할지역을 방문할 때는 그곳의 신자들과 함께 미사를 하는 것이 관례다. 이에 따라 프란치스코 교황도 제6회 아시아청년대회가 열리는 대전교구를 방문하면서 교구 신자들과 함께 미사를 드린다.

 8월 15일은 대한민국과 가톨릭교회 모두에 경사스런 날이다. 한국에서는 광복절, 가톨릭에서는 ‘성모 승천 대축일’이다. 이 날은 예수님의 어머니자, 신앙의 모범인 성모 마리아가 하느님의 은혜를 입어, 일생을 마치 뒤 하늘로 들어올림 받으신 것을 경축하는 축제일로, 일요일이 아니어도 미사에 참례해야 하는 ‘의무 대축일’이다.

이날 성모 승천 대축일 미사 순서를 소개한다.

■성모 승천 대축일 미사=이날 삼종기도 연설은 영어로 진행된다. 교황의 대중 연설 중 하나인 ‘삼종기도’는 주일이나 의무 대축일 미사 직후에 있으며, 그날 미사의 주제 등에 관해 짧게 연설한 다음 신자들과 함께 기도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삼종(三鐘)기도’는 하느님의 아들이 사람이 되었음을 기리며 매일 아침 6시, 정오, 저녁 6시에 바치는 기도다. 서울 명동성당을 비롯한 오래된 성당에 가면 이 시간에 종소리를 들을 수 있다. 바로 삼종기도를 알리는 종소리다.

■인순이-조수미, 한국인과 교황에 노래 선물= 천주교 대전교구는 새벽 4시경부터 경기장에 입장한 신자들이 기쁘고 경건한 마음으로 미사에 임할 수 있도록 미사 전 문화행사를 준비했다.

 아침 8시부터 5만여명의 신자들은 묵주기도를 바친 뒤 축하공연이 펼쳐진다. 김창옥(가브리엘) 대전MBC 사장과 문지애(체칠리아) 아나운서가 진행을 맡고, 대전 소년소녀합창단, 천주교 대전교구 성가대 ‘도나데이’(Dona Dei: 하느님의 선물)가 출연한다. 가수 인순이(체칠리아) 씨는 세월호 침몰 사고 유가족을 비롯해 절망하는 모든 이를 위한 노래로 ‘거위의 꿈’을, 성악가 조수미(소화 데레사) 씨는 ‘넬라 판타지아’와 ‘아베 마리아’를 부른다.

조씨가 부를 노래들은 프란치스코 교황과 한국 천주교회에 의미가 있다. ‘넬라 판타지아’는 18세기 남미 대륙에서 순교한 예수회 선교사들을 그린 영화 <미션>의 주제곡에 이탈리아어 가사를 붙인 노래로, 교황의 출신 지역과 수도회를 연상시킨다. ‘아베 마리아’는 가톨릭의 기도 ‘성모송’을 라틴어로 노래한 곡으로 여러 작곡가의 작품이 있다. 그 중에서도 이날 조씨가 부를 곡은 19세기 프랑스 작곡가 구노(Gounod)의 작품인데, 한때 사제 지망생이었던 그는 조선에서 순교한 프랑스 파리외방전교회 선교사들을 기리는 곡을 쓰기도 했다.

■하늘나라 희망 전하는 성대한 미사=미사가 시작되면 프란치스코 교황과 사제단이 중앙 통로로 행렬하며 입장한다. 이날의 미사는 성대한 미사이므로, 교황은 제단에 다다르면 제대 둘레를 돌며 분향을 할 예정이다. 분향은 경배의 행위다. 하느님에게 바치는 예물과 기도가 향이 타오르듯이 하늘로 올라간다는 의미를 드러낸다.

행렬을 마치면 교황과 공동 집전자들은 제대 앞에 서서 성호경을 긋고, 죄를 반성하는 고백기도(참회예식)와 자비송, 대영광송을 바친 다음, 교황이 미사의 주제를 드러내는 본기도를 바친다.

성경을 읽고 풀이하며 신앙을 고백하는 ‘말씀 전례’에서는 성모승천대축일 미사 때 읽도록 지정된 신약성경의 두 부분과 복음서를 읽는다. 신약성경은 요한 묵시록과 바오로 사도 서간을 읽는다. 복음서는 이른바 ‘성모의 노래(마니피캇)라고 알려진 부분으로, 하느님께서 인류에게 베푸신 은혜에 찬양하며 감사하는 내용이다.

복음 낭독이 끝나면 교황의 메시지인 강론이 시작된다. 교황이 이탈리아어로 강론을 한 단락씩 나누어 하면 통역자가 한국어로 통역을 한다. 

강론을 마치면 가톨릭의 전통적 기도인 사도신경을 바치며 신앙고백을 하고, 보편지향기도(신자들의 기도)를 바친다. 기도 주제는 ▲가톨릭 교회 ▲세계 평화 ▲정치인들 ▲굶주림으로 고통받는 사람들 ▲민족의 화해와 일치 등 5가지이며, 시각장애인, 필리핀 이주노동자, 어린이, 남녀 신자 각 1명이 기도한다.

■성찬 전례=성체성사에 사용할 빵과 포도주를 바치는 예물 봉헌으로 시작된다. 미사에서 ‘예물 봉헌’은 사람이 일해서 얻은 것을 하느님께 바쳐 가난한 이웃과 나누는 의미가 있다. 15일의 예물 봉헌자는 대전교구에서 ME(매리지 엔카운터 부부 일치 운동) 대표를 지낸 부부와 그 아들, 임신 8개월의 딸과 사위 등 5명이다. 대전교구는 “가정과 생명 사랑에서 모범이 되는 가족을 봉헌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봉헌 예식이 끝나면 감사기도(하느님의 은혜에 감사하며 영광을 드리는 기도)를 바친다. 이 기도 중에는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시기 전날 저녁에 제자들과 나눈 최후의 만찬을 기념한다.

축성(祝聖)을 통해 예수님의 몸과 피로 변화된 빵과 포도주에 경배하고 나면 신자들은 ‘신앙의 신비여’를 노래한다. 이어 교황은 신자들이 성체성사(예수님의 몸과 피를 받아 모시는 예식)를 통해 한 공동체가 되기를 기도하고, 신자들이 하느님의 은혜를 받을 수 있도록 성모 마리아를 비롯한 성인들의 도움을 청한다.

주님의 기도, 평화의 인사, 영성체를 마치면 교황은 신자들이 성모 마리아를 본받아 하늘나라의 영광을 누리기를 기도한다. 이어 대전교구장 유흥식 주교가 교황 방한에 감사하는 인사를 드리고, 교황은 신자들에게 하느님의 복을 빌어주고 세상으로 파견하며 미사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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