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말기 보조금 분리공시 도입…향후 전망은?

아주경제 김봉철 기자 = 방송통신위원회가 휴대전화 단말기 보조금 분리공시 제도를 도입하기로 확정하면서 업계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그동안 이동통신 3사는 단말기 출고가 인하 효과를 통한 소비자 이익 증진을 이유로 분리공시 시행을 주장해 온 반면, 제조사 측은 ‘영업비밀’이 드러나 국제 경쟁력이 약화된다며 반대 입장을 고수해왔다.

오는 10월 시행될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고시안에 분리공시 내용이 포함됨에 따라 앞으로 이동통신 사업자는 보조금을 공시할 때 이통사의 지원금과 제조사의 판매 장려금을 이용자가 알 수 있도록 나눠서 공시해야 한다.

방통위는 공시 및 게시기준과 관련한 고시안에 분리 공시 내용을 반영해 자체 규제심사, 규제개혁위원회 규제심사 등을 거쳐 도입을 확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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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통신업계는 적극 환영하는 분위기다. 제조사의 ‘횡포’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점에서다.

한 통신사 관계자는 “그동안 제조사 측이 단말기 가격을 무기로 이통사들을 괴롭혀 온 것이 사실”이라며 “장려금을 확인할 수 없으니 이통사가 통제할 수 없는 보조금에 대해서도 행정처분을 받는 등 불이익이 많았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단말기 제조업계는 비상이 걸렸다. 다만 방통위와의 대립각에 따른 후폭풍을 우려해 공식적인 입장은 내놓지 않고 있다.

업계에서는 장려금 규모를 공개하게 되면서 국내 스마트폰 산업 경쟁력 저하를 우려하고 있다.

제조사들이 국내 이통사에 제공하는 장려금을 공개하면 그 규모에 따라 해외 이동통신사가 가하는 압박이 심해질 수 있다는 얘기다.

스마트폰 경쟁이 가열되고 있는 최근 시장상황을 고려할 때 이 같은 압박은 제조사에게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지난 8일 방통위 결정 이전에 방통위 상임위원들의 방을 돌며 제조사 측의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소비자들의 선택 기준은 좀 더 다양해질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들은 이통 요금제와 제조사별 단말기에 따라 얼마나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지 분명히 알 수 있고, 보조금을 덜 받는 대신 요금 할인을 더 받는 조건 등을 소비자 스스로 선택 가능해진다.

이동통신사가 홈페이지에 공시한 보조금(25만~35만원)에 더해, 각 대리점이나 판매점에서는 공시한 지원금의 15% 한도에서 추가로 보조금을 줄 수 있다.

출시된 지 15개월이 지난 단말기는 보조금 상한선을 적용받지 않아 훨씬 더 싸게 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