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외환·우리·하나·국민·신한·기업·농협 등 7개 시중은행에서 발견된 위안화 위폐가 9765 위안에 달한다. 지난해 1년 동안 적발된 위안화 위폐 규모(1만6870 위안)의 절반을 넘어선 수치다. 위안화의 경우 최고액권인 100 위안짜리 위폐가 주로 제작·유통되고 있다.
외환은행은 올해 1~7월 3505 위안의 위폐를 적발했다. 이는 지난해 1년간 발견한 위안화 위폐(7070 위안)의 50% 수준이다. 외환은행은 국내 환전시장 점유율 1위로, 위폐 발견량도 가장 많다.
우리은행과 하나은행도 같은 기간 2150 위안, 1610 위안의 위폐를 발견했다. 이외에 국민은행 900 위안, 신한은행 500 위안, 기업은행 800 위안, 농협은행 300 위안 등으로 나타났다.
중국 현지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위안화 위폐로 인한 피해를 주로 당하고 있다. 택시·식당·상점 등에서 현찰을 주고받을 때 위폐로 건네는 '바꿔치기' 수법이 주로 쓰이고 있다. 이와 함께 최근 국내에서 위안화 사용이 자유로워지면서 중국인 관광객을 따라 위폐가 들어올 가능성도 높은 상황이다.
다만 위안화 위폐의 제작 수준은 달러화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조악하기 때문에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그 자리에서 확인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위안화에 인쇄된 마오쩌둥 초상화를 보면 위폐의 경우 붉은 잉크의 번짐 현상으로 다소 짙고 거친 것이 특징이다. 또 밝은 빛에 비춰보면 나타나는 마오쩌둥 초상화와 숫자 100의 숨은그림 역시 검고 진하다.
원진오 외환은행 위변조대응센터 과장은 "위폐는 즉석에서 확인하지 않으면 나중에 고스란히 피해를 떠안게 된다"면서 "중국에 갈 때는 100위안이 아닌 소액권으로 바꿔가면 위폐 사기에 당할 확률을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올해 들어 100 달러짜리 위조지폐 역시 급증하고 있다. 7개 국내 시중은행에서 올해 1~7월 발견된 미국 달러화 위폐는 7만3142 달러로, 이미 지난해 연간 발견 규모(4만7576 달러)를 훌쩍 넘어섰다.
위폐는 대부분 초고액권인 100 달러짜리로 나타났다. 특히 중·저급이 아닌 '슈퍼노트' 수준도 적지 않았다. 외환은행은 올해 1~7월 달러화 위폐 5만7480 달러를 발견했다. 지난해 발견된 연간 위폐 규모(2만5286 달러)를 2배 웃도는 수준이다.
국민은행의 경우 같은 기간 3310 달러의 위폐를 적발했다. 지난해 연간 적발 규모 1910 달러의 1.7배에 달하는 수치다. 올해 신한은행의 위폐 발견 규모는 2400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발견한 액수인 2130 달러보다 많았다.
이에 대해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위조 방지 장치를 추가 적용한 100 달러짜리 신권을 내놓으면서 기존 구권 위폐가 밀어내기식으로 풀리고 있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연준은 남미 지역을 중심으로 위폐 범죄가 기승을 부리자 지난해 10월 색 변환 잉크, 부분 노출 은선 등 위조 방지 장치가 추가 적용된 100 달러 신권을 선보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