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진수, 김효정, 박소희 = 28사단 윤 일병 사망, 70년도에도 없는 잔혹한 사건, 육군 28사단 부대 가혹행위로 사망한 윤 일병 사건 관련해 군 인권센터 군 수사기록 공개, 28사단 윤 일병 사망 가해자들 상해치사 구속, 28사단 윤 일병 사망 사건 기마 자세 얼차려를 시키고 상습적으로 폭행, 28 사단 윤 일병 사망사건 치약 한통 먹이고 안티푸라민 발라 성고문, 28사단 윤 일병 사망 국방부 부실 수사 도마 위 '가혹행위 뿌리 뽑아 달라'
◆ 영상내용
김효정: 오늘은 정말 충격적이고, 가슴 아프고, 화가 나는 소식을 가져왔습니다. 지난 4월 육군 28사단에서 부대 내 가혹행위로 사망한 윤 일병의 소식인데요, 윤 일병 사망 사건과 관련해 군 인권센터는 지난달 31일, 기자회견을 열고 군 수사기록을 공개했습니다.
박소희: 효정씨가 가져온 사진이 이번에 군 인권센터에서 공개한 윤 일병의 사진이군요. 정말 너무나 참혹합니다. 윤 일병이 죽기 전까지 얼마나 아프고 힘들었을지 감히 짐작조차 하기 어려운데요. 군 인권센터에서 발표한 수사내용은 어떤가요?
김효정: 네, 발표에 따르면 윤 일병은 지난 2013년 12월 입대해, 올해 2월 28사단 포병연대 본부 포대 의무병으로 배치 받았습니다. 이후 이모(25) 병장 등 선임병들에게 상습적 가혹행위에 시달렸는데요, 지난 3월 초부터 사건이 일어난 4월까지 매일 가혹행위에 시달린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박소희: 그 가혹행위의 내용이 차마 입에 담기도 힘든 수준이라고 들었습니다. 어느 정도였나요?
김효정: 정말 악마가 따로 없었습니다. 선임병들은 단지 윤 일병의 행동이 느리고 말투가 어눌하다는 이유로, '기마 자세'로 얼차려를 시키고 상습적으로 폭행을 가했습니다. 거듭되는 폭행을 윤 일병이 견디지 못하면, 링거 수액을 주사한 뒤 다시 폭행을 가하기도 했는데요. 뿐만 아니라 치약 한 통을 강제로 먹이고 누운 상태에서 1.5ℓ의 물을 들이붓는 등 고문도 이어졌습니다. 심지어 개 흉내를 내게 하며 바닥에 뱉은 가래침까지 핥아먹게 했는데요, 정말 인간이 어디까지 악해질 수 있는지 보여주는 사건 같습니다.
박소희: 네, 듣고 보니 너무 가슴이 아픈데요, 뿐만 아니라 성고문도 있었다면서요?
김효정: 네, 윤 일병의 얼굴과 허벅지 멍을 지우기 위해 연고제 안티푸라민을 처방하면서 윤 일병의 성기에까지 발라 성적 수치심을 주기도 했습니다. 이번 사건을 조사한 군 인권센터의 임태훈 소장은 “그 잔혹함에 저희가 사건기록을 보면서도 너무 너무 힘들었다”면서 “1970년도에도 이런 사건은 거의 찾아볼 수가 없다.”라고 안타까움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박소희: 이번 윤 일병 사망 가담자들은 모두 의료계 출신이라고 합니다. 자신들의 의료지식을 이용해 윤 일병의 증세를 봐가며 비열하고 치사한 고문을 해온 것으로 보이는데, 정말 사람이라면 어떻게 이럴 수 있나 싶습니다.
김효정: 네, 사망 당일도 윤 일병은 아침부터 사망 직전까지 폭행을 당했는데요, 당시 내무반에서 냉동식품을 먹던 중, 선임 병들에 가슴 등을 맞고 쓰러졌고, 곧바로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음식들이 기도를 막아 산소 공급이 중단되며 뇌손상을 입어 다음 날 사망했습니다.
박소희: 이 정도면, 우발적인 폭행이 아닌, 살인 의도가 있었다고 봐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윤 일병을 숨지게 한 가해자들에 대한 사법처리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요?
김효정: 현재 군 당국은 폭행을 가한 선임병 4명과 이를 묵인한 하사 1명 등 총 5명을 상해치사 혐의로 구속하고, 28사단 연대장 이하 16명을 징계했습니다. 이들은 오는 5일 결심공판을 앞두고 있습니다.
박소희: 그런데 상해치사라는 건 죽일 의도가 없이 다른 사람에게 상해를 입혔는데 그 상해가 원인이 되어 죽음에 이르게 한 경우를 말하잖아요. 이번 사건의 경우에는 상해치사가 아닌 살인죄로 공소장을 변경해야 할 것 같습니다.
김효정: 네, 임태훈 군 인권센터 소장 역시, 가해자들의 공소장을 상해치사가 아닌 살인죄로 변경해야한다고 했는데요. 그런데 현재 28사단 검찰관 측에서는 지금 공소장 변경을 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런 부분에서 법원이 직권으로 공소장 변경 명령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는데요, 이번 28사단 윤 일병 사망 사건은, 잔혹하고 끔찍한 군내 폭력으로 아무 죄도 없는 한 생명이 사망한 사건입니다. 윤 일병의 억울함을 조금이라도 풀어줄 수 있도록, 재판과정에서 꼭 진실을 밝혀 가해자가 정당한 죄값을 치르길 바랍니다.
박소희: 더구나 이번 사건에 대해 군 당국이 사건을 축소한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데요, 그 의혹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가해자들을 꼭 살인죄로 공소장 변경을 하고, 사건의 진상을 더욱 철저하게 조사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