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은 "윤 일병 사건의 제대로 된 해결은 누가 책임을 지고 사퇴하는 것이 아니라 투명하게 수사하고 공정하게 재판하는 것"이라며 재수사를 호소했다.
이날 토론회는 윤 일병 사건을 계기로 불거진 군 인권문제의 실태를 짚어보고 해결방안을 논의하고자 심상정·이상민 의원과 군인권센터가 공동 주최했다.
윤 일병의 유족은 "가혹행위 사망 사건 가해자들에게 중형을 선고해야 이런 형벌이 무서워서라도 군대 내 폭력이 없어질 것"이라며 "'윤 일병 사건 재발방지법' 등을 제정해 구체적인 형량과 수사 가이드라인을 정해 줬으면 한다"고 주문했다.
오 대위의 유족은 "법률 관련 지식이 전혀 없는 재판장이 재판하면서 사단장의 지시를 받다 보니 제대로 사건을 파헤칠 수 없었다"며 "군과 관련 없는 제삼자가 공정하고 객관적인 재판을 했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노우빈 훈련병의 유족은 "충분히 구제할 수 있었던 생명이 죽었는데 그게 어떻게 사소한 일인가"라며 "사소한 것이라 (국방부장관이) 보고받지 않았다는 말은 핑계가 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윤 일병과 비슷한 가혹행위를 당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는 임모 상병의 유족은 "우리 아이 사건 때 정치권에서 진작 관심을 보였더라면 윤 일병 사건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며 "평생 고통을 안고 살아가야 하는 피해자들의 아픔을 헤아려 달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홍성수 숙명여대 법학과 교수는 "군 내부 고충처리 절차는 비밀 보장이 안 되고, 군 관련 문제를 다루는 외부 기관은 충분한 인력과 조사 권한이 없어 실효성이 떨어진다. 결국 군대에서의 인권침해만을 전담하는 독립기구인 '군사옴부즈맨'을 두는 것이 해결책"이라고 제안했다.
오동석 아주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사실 군 인권법에 대한 논의는 이미 충분히 이뤄졌다"며 "국회는 법안을 단일화하고 국방부의 반발을 뛰어넘어 관철하도록 힘써달라"고 당부했다.
토론회에는 김호철 군 의문사 진상규명위원회 전 상임위원, 최강욱(전 국방부 수석검찰관) 변호사, 성주목(전 국방부 인권담당법무관) 변호사 등도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