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진순현 기자=제주 역대 최초로 임명된 시민단체 출신 이지훈 제주시장에 대해 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거세다. 이유로는 날이 갈수록 각종 의혹과 편법, 특혜 논란이 양파 속처럼 까면 깔수록 새롭게 드러나고 있다.
최근 농업보조금 불법사용이 드러났다. 이 시장은 지난해 시설채소 재배조건 보조금으로 도농업기술원으로부터 4000만원을 지원받았다. 사업 목적에는 5년간 고추나 상추, 깻잎 등 채소를 재배한다는 조건이다.
최초 이 시장의 자격논란은 부동산 특혜 의혹에서부터 시작됐다.
이 시장은 지난해 제주시 구좌읍 평대리 비자림 인근 1만4000여㎡에 단독주택과 일반음식점 2동을 신축했다. 이곳은 상수도관으로부터 5km 떨어진 지역으로 사실상 건축 신축이 불가능한 토지였기에 두 차례 유찰을 거쳐 1차 경매 최저낙찰가보다 2억원 이상 낮춰 법원 경매로 취득했다. 만약 5km를 상수도 연결한다면 약 2~3억원 가량 비용이 소요된다.
하지만 이 시장은 달랐다. 인근 공공용수인 비자림 상수도관에 불법적으로 계량기만 설치, 공공용수를 자신의 건물에서 사용했다. 민간인 중 공공용수를 사용하는 건 도내에서 드러난 것으론 이 시장이 유일하다.
담당 구좌읍사무소는 이를 묵인하고 건축허가를 받기 위한 상수도이용계획을 제출하지 않았음에도 건축허가가 이뤄졌다는 점에서도 도와 구좌읍의 ‘이중특혜’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또 외압설이다. 비자림 지역은 문화재 지구에 해당된다.
관리 부서인 도 세계자연유산관리단은 “비자림 지구는 국민관광지로서 탐방객들에게 휴식 공간지로 거듭날 수 있도록 일체의 구조물 시설을 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할 것”이라며 건축허가 당시 건축허가 불허를 구좌읍에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외면한 채 허가를 준 것에 대해 외압이 작용했다는 의혹이다.
이와함께 이 시장의 불법건축 행위가 연일 도마에 오르고 있다.
비자림 인근 매입토지에서 신고 되지 않은 이 시장의 콘테이너 불법건축물이 발견됐다. 실제로 시장 취임하기 전까지 사용해 왔다는 이 콘테이너 내부에는 냉장고와 에어컨, 컴퓨터가 마련돼 있어 전기를 끌어 다 쓰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이 시장은 시장 임명이후 이 콘테이너에 대해 언론에 거론되자 “철거조치했다”고 에둘러 설명한 바 있다.
이 시장은 특혜 의혹을 받고 있는 단독주택에서 무허가로 숙박업으로 운영한 사실이 드러났다. 건축 신고 시 펜션 영업을 위해선 관련법에 따라 민박업 또는 숙박업 신고를 해야 한다.
단독주택으로 지은 건물을 아무런 신고절차 없이 1년간 숙박시설로 영업해 왔다. 더군다나 준공 설계도면과는 다르게 지하층을 증축한 사실도 더해졌다. 이 시장은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비자나무숲 힐링펜션’의 연락처와 계좌번호, 요금표 등을 적시했다. 건물 내․외부 사진도 게재했다. 구좌읍은 평대리 해당 지번엔 숙박업으로 신고 돼 있는 건축물이 없다고 확인해줬다. 명백한 불법 영업인 셈이다.
한편 제주주민자치연대가 지난 25일 이지훈 제주시장에 사퇴를 촉구한데 이어 제주경실련도 28일 성명을 내고 이 시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동시에 임명권자인 도지사에게 이 시장 거취에 대해 조속한 결단을 내릴 것을 압박하고 나섰다.
제주경실련은 “이 시장은 이미 도덕성에 치명상을 입었다. 민심도 그에게서 등을 돌리고 있을 뿐만 아니라 더 이상 시간을 끄는 것은 무의미하다. 버티면 버틸수록 민심만 악화될 뿐”이라며 사퇴를 촉구했다.
이어 원희룡 제주지사를 겨냥해서는 “조속히 결단을 내리는 것만이 악화된 여론을 막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