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선물은 이번에도 사실무근이라며 강하게 부인했다. 이 회사를 둘러싼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서도 당국인 금융감독원이나 한국거래소가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지만, 반응은 소극적이다.
◆"부당대여는 사실"
28일 C사 관계자 D씨는 "현대선물은 조모조뿐 아니라 옥티버, 아이엠씨 같은 다른 해외 알고리즘 매매 업자에게도 거래소 주문시스템에 바로 연결할 수 있는 전단처리(FEP) 서버를 대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본지 7월 10일자 17면 '현대선물 서버 부당대여? "사실무근"' 기사 참고).
D씨는 "해외 알고리즘 업자는 자신이 만든 매매 프로그램을 설치한 서버를 현대선물 FEP 서버와 맞바꾸는 식으로 부당거래를 하고 있다"며 "현대선물이 아주경제 기사(10일자)에서 제기된 의혹을 부인했으나, 모두 사실"이라고 말했다.
FEP 서버를 이런 식으로 이용하면 방화벽을 거치지 않아 다른 투자자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거래할 수 있다. 이는 금감원 금융투자업규정시행세칙 위반이다. 거래소도 마찬가지다. 투자자 간 현저한 속도 차이를 금지하고 있다.
D씨는 "알고리즘 매매에서 속도는 돈"이라며 "서버를 부당대여하면 투자금을 한두 달 만에 회수할 정도로 막대한 이익을 올릴 수 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현대선물 역시 알고리즘 업자가 거래하는 양이 워낙 많아 수수료로 받는 수입이 적지 않다"며 "이 외에 서버를 빌려주는 대가도 따로 받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우리나라는 놀이터"
국내 증시가 '놀이터'로 전락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A증권 임원 B씨는 "해외 알고리즘 업자 사이에서 우리나라는 장난을 쳐도 걸리지 않는 놀이터"라며 "막대한 돈이 유출되는데도 당국은 손을 놓고 있다"고 지적했다.
거래소 부산 사옥에 있는 인터넷데이터센터(IDC)가 이런 논란 중심에 있다.
B씨는 "알 만한 알고리즘 업자는 모두 부산에 내려가 있다"며 "상당수 금융투자사가 수수료를 챙기기 위해 부산 IDC에서 배정받은 포트 일부를 대여해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현대선물이 잇단 의혹을 모두 부인하고 있는 가운데 당국도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부당 알고리즘 매매가 이뤄지는지 일일이 확인하기가 쉽지 않다"며 "업계에는 이미 가이드라인을 내려보낸 바 있다"고 답했다.
현대선물 관계자는 "FEP 서버는 물론 모든 금감원 규정을 준수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