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지난해 국내 금융기관의 금융IT인력은 증가했지만 금융IT 예산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3년도 금융정보화 추진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말 국내 금융기관 148개의 금융IT인력은 총 8356명으로 전년 말보다 1.9% 증가했다.
특히 전자금융보안 관련 규제 강화, 금융기관의 정보보호 투자 확대에 따라 금융인력 IT 중 정보보호관리 인력이 은행권을 중심으로 같은 기간 28.4% 급증한 574명을 기록했다. IT인력 내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6.9%로 전년(5.4%)보다 확대됐다.
하지만 이들 기관의 IT예산은 4조8330억원으로 전년(5조2290억원)보다 오히려 7.6% 감소했다. 정보보호 예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9.2%로 그나마 금융당국이 권고한 비중을 초과했다. 당국은 전체 IT예산 중 7% 이상을 정보보호 예산으로 편성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또한 총 조사기관 중 85.1%는 정보보호책임자(CISO)를 지정해 운영중인 것으로 조사됐으나 전임 비중은 19.8%로 낮게 나타났다.
은행과 비은행, 금융유관기관이 참여해 운영되는 공동운영망 현황을 살펴보면, 지난해 모바일뱅킹 서비스규모는 하루 평균 2158만건, 1조4133억원으로 전년 말보다 각각 66.7%와 47% 증가했다.
모바일 트레이딩 하루평균 이용금액도 1조9377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이 서비스를 이용한 고객 137만명 중 97.6%(134만명)가 스마트폰으로 거래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스마트폰이 보편화된 결과다.
자동화기기를 활용한 거래를 뜻하는 CD공동망 이용 규모는 소폭 늘었다. 전국적으로 설치된 현금자동입출금기(CD/ATM)는 12만4236대로 전년대비 1.1% 증가했다. 이용건수와 금액은 각각 8억890만건과 350조원으로 전년에 비해 7.6%와 6.8% 늘었다.
하지만 금융투자회사의 증권공동망 이용건수는 60억4064만건으로 전년보다 20.1% 감소했다. 주식시장이 위축된 데 따른 것이다.
최근 금융IT업계의 주요 관심사항은 '금융보안'으로 나타났다. 국내 165개 금융기관 및 유관기관 IT담당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다.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 불거졌던 은행 및 카드사의 정보유출 사고와 해킹 등이 배경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가장 중요한 현안으로 전체 조사기관의 92.1%(복수응답 가능)가 '금융기관 고객정보 유출 피해'를 선정했다. 뒤이어 '금융전산 보안강화 종합대책 발표', '3.20 사이버공격에 의한 금융전산망 마비' 순으로 응답했다.
올해 전망에 대해선 조사기관의 85.5%가 '개인정보 유출 관련 법제도 및 감독규정 강화'를 꼽아 1순위를 기록했다. 다음으로 '금융기관 물리적 망분리 추진', '공인인증 등 전자인증체계 개선' 등을 예상했다.
한편 이번 '금융정보화 추진현황'은 한은 부총재가 의장인 금융정보화추진협의회가 발간한 것이다. 은행(18개), 금융투자업자(83개), 보험회사(41개), 신용카드사(6개) 등 183개 금융기관과 은행연합회, 한국거래소, 금융결제원, 보험개발원 등 12개 유관기관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