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선미 기자 = 시중은행장들이 직원들의 기(氣) 살리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정기인사에서 직원들의 사기 진작을 위해 승진인사를 전년동기 대비 30%나 늘렸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서진원 은행장은 상반기 우수한 실적을 거두고, 묵묵히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한 직원들을 위해 과거 대비 승진 규모를 확대할 것을 주문했다"며 "하반기에도 더욱 강한 실행력을 통해 미래 성장시장에서 차별적 경쟁 우위를 확보할 것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무더위에 지친 직원들의 건강을 챙긴 은행장도 있다. 김주하 농협은행장은 지난 22일 전국 1300여개 사무소에 격려 편지와 치킨 교환권 7000장을 보냈다. 상반기에 눈에 띄는 성과를 이뤘다는 판단에서다.
농협은행의 상반기 사업실적을 보면 예수금이 지난해 말 140조9000억원에서 지난 6월 말 152조1000억원으로 은행권에서 가장 많은 11조2000억원이 늘었다. 이는 같은 기간 국민·신한·우리·하나·농협 등 5개 주요 은행의 예수금 증가액 30조2000억원의 37.2%를 차지한다.
김주하 행장은 편지에서 "어려운 여건에서도 열심히 노력해 상반기에 여·수신, 펀드, 방카슈랑스 등 많은 사업부문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이뤘다"고 격려했다.
이원태 수협은행장도 지난 18일 직원들의 사기를 진작하기 위해 영업시간 종료 후 송파역 지점을 찾았다. 이원태 행장은 직원들에게 치킨을 직접 전달한 뒤 "무더위 속에서도 사업목표 달성을 위해 영업활동에 매진하느라 수고가 많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행장은 매주 금요일 본부 부서 실무자들과 함께 점심식사를 하는 '런치 위드 CEO'도 진행하고 있다.
전례없는 위기를 겪어 마음 고생하는 직원들을 다독인 은행장도 있다. 국민은행은 지난 1년 동안 도쿄지점 부실대출, 국민주택채권 횡령사고, 카드사 고객정보 유출, 주전산기 교체 갈등 등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이에 이건호 국민은행장은 취임 1주년 인사를 웃고 떠드는 행사 대신 "은행 역사상 전례가 없는 위기 상황을 맞이했지만 한마음으로 똘똘 뭉쳐 잘 극복했다"며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이 불어 가지가 흔들려도 본체는 굳건히 흔들리지 않는다"는 말로 소회를 전했다. 이어 "아직 모든 상황이 매듭지어지진 않았으나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면서 국민은행의 저력을 확인했기에 어떤 난관도 이겨나갈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며 직원들을 달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