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남경필 경기도지사 "국민들이 바라는 것은 정치인이 싸움박질 하지 말라는 것"

2014-07-24 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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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4 인사 청문회 자청, 2단계 청문 제도 시행

[남궁진웅 timeid@]



“광역버스 입석 금지 시행 시기를 늦춰야”
“2단계 인사청문회 실시 등 인사 청문 제도 개선”
남경필 경기도 지사와 인터뷰 시간은 21일 오전 9시 50분으로 잡혔다. 인터뷰로 할당된 시간은 20분. 아주경제와의 인터뷰 앞과 뒤로 다른 언론사의 인터뷰 일정이 잡혀있었다. 채성령 경기도 대변인이 보여준 지사의 일정표는 그야말로 살인적이었다. 남경필 지사는 기자를 보자 옛 한나라당 대변인을 할 때 출입 기자로 만난 인연을 떠올리며 반가운 얼굴을 보였다. 바쁜 일정 중에도 웃음을 잃지 않는 남경필 지사의 모습이 동안과 잘 어울렸다.(인터뷰 = 박원식 정치부장, 김문기 경기남부지역본부장, 정리 = 김정우 기자)

문] 남경필 지사는 취임식도 갖지 않고 민생 현장으로 달려갔다. 먼저 취임 소감을 말해 달라.
답] 부족한 사람이 도지사가 돼서 많이 배우고 있다. 그러다 보니 현장에서 배우는 게 살아있는 정보고 살아있는 정책이 될 것 같았다. 되도록 집무실에 앉아있는 시간을 줄이고 현장 의 목소리를 듣고 배워서 그것을 해결해드리는 민생 도지사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문] 그 중 특히 금요일마다 ‘도지사 좀 만납시다’를 갖고 있는데, 그 시간의 의미는?
답] 어떤 자리든지 자리가 높아지면 높을수록 자칫 잘못하면 시민들하고 유리 될 수 있는 것 같다. 가공된 이야기가 아니라 직접 아픈 사연을 듣고 해결해 드리려는 노력 자체가 계속함으로써 고립되는 것이 아니라 민심과 함께 한다는 데 중요한 의미가 있는 것 같다. 도민들과 만나다 보니 정말 배우는 게 많다. 제가 무엇을 해결해 드리는 것이 아니라 제가 배우는 것 자체가 많아서 유익한 시간이다. 앞으로도 계속할 생각이다.

문] 경기 도정과 관련해 공약 가운데 < 따복마을>과 <빅파이 프로젝트> 등이 주목되는데, 일반 국민들이 알 수 있도록 설명을 부탁한다.
답]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기 보다는, 우선 따복마을은 따뜻하고 복된 마을 프로젝트다. 결국 우리 공동체를 따뜻한 옛날 공동체로 복원할 수 있는, 우리 전통의 장점이자 문화유산인 두레 품앗이 같은 것이 딱딱한 도심 안에서도 살아 숨 쉬도록 하자는 취지의 사업이다. 다만 관 주도 하에서는 안 된다. 그래서 이런 생활 속에서 운동을 해 오신 운동가들 위주로 만나 뵙고 계획을 짜고 있다. 경기도는 그분들이 마음껏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주민들이 마음껏 할 수 있도록 공간과 도움을 드리는 역할에 머물려고 한다.

빅파이 프로젝트는 빅 데이터에 기반한 스마트 한 도정을 이끌겠다는 생각에 따라 마련했다. 그 데이터를 가지고 행정기관이 독점하는 것이 아니라 과감하게 일반에 공개해서 시민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예를 들면 자신이 사는 지역의 개발이나 사업 거리, 그리고 아이들의 안전 문제 등에 빅 데이터를 적용해서 더 안전하고 편리하게 하며 일자리도 생기도록 하는 열린 도정, 스마트한 도정으로 가기 위한 수단이다.

문] 지사께서 선거 중에 ‘경기도가 바뀌어야 대한민국이 바뀐다’는 말을 자주 했다. 이와 관련해 어떤 노력을 경주하고 있나?
답] 일단 연정이 대표적이다. 대한민국에서 처음 실험하는 거다. 성공하면 대한민국의 정치 문화를 한 단계 변화 시키는 계기가 될 것 같다. 꼭 성공하겠다.

문] 대한민국 정치 얘기를 안 할 수 없다. 아무래도 최다선 의원 중 한 명이고, 정치를 오래 하면서 중앙 정치를 지방 정치에 접목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을 텐데... 대표적인 것들은 어떤 것이 있나?
답] 저는 오히려 거꾸로 지방 정치를 변화 시켜서 중앙 정치를 변화하겠다는 생각을 요즘 한다. 예를 들어 제가 경기도 의회에 빅4의 인사 청문회를 자청했다. 투명한 인사, 그리고 도덕성이 있는 인물을 찾겠다는 의지 표명이면서 한편으로는 이번에 여야 간 잘 협의해서 청문회 제도의 필요성은 살리되 단점은 보완할 방침이다. 예컨대 도덕성 검증은 비공개로 하고, 그것을 통과한 분에 한해서 만 공개 청문회를 통해 능력 검증 위주로 하는 2단계 시스템을 도입할 생각이다. 그래서 그 변화가 거꾸로 중앙의 청문회를 개선하는 쪽으로 된다면 큰 보람이 있을 것 같다.
 

[남궁진웅 timeid@]


문] 어떻게 보면 경기도가 중앙 정치를 선도한다는 얘기로 들을 수 있겠다.
답] 가능하면 그러고 싶다.

문] 그런 얘기를 들으면 아무래도 정치권에서는 남경필 지사가 다른 뜻이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올 법 하다.
답] 지금 제가 하고 있는 것들은 모두 제가 국회에 있을 때 했던 얘기들이다. 그때 그걸 가져다가 지사가 됐을 때 스스로에게 먼저 적용하는 거고, 제가 했던 얘기를 실현하는 것이다. 즉 그동안 하지 않았던 얘기를 하면 무슨 꿍꿍이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겠지만 그동안 제가 5선을 지내는 동안, 특히 소장파 의원으로 당과 대통령과 권력을 향해 했던 얘기들을 저에게 똑같은 잣대를 적용해 하는 거다. 이런 일을 추진하는 것의 뒷배경은 없다고 말할 수 있다..

문] 정치라는 게 경기도만 바뀐다고 되는 게 아니다. 지사의 생각을 하는 이들이 많아져 하나의 물결을 이뤄야 한다. 이번에 광역 단체장에 상대적으로 젊은 층이 많이 진출했다. 대한민국 정치 가운데 젊은 지도층 이것 만은 바꿔야 한다는 부분이 있나?
답] 협치(協治)다. 국민들이 원하는 것은 정치인들이 싸움박질 하지 말라는 것이다. 그리고 여야의 정책들이 큰 차이도 없다. 차이점이 없는 부분을 모아 국민들을 행복하게 하고 나라를 부강하게 하는 공통 분모를 찾으려는 노력이야말로 우리 세대가 달성해야 할 정치의 모양이 아닌가 싶다. 그걸 위해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끼리 네트워킹 하면서 소통을 많이 해나갈 생각이다.

문] 경기도가 추진 중인 경기 회복 방안이 있나? 중국이나 미국 등과의 협력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답] 경기 회복을 위해서는 일자리 창출이 중요하다. 박근혜 정부의 창조 경제 메카로 경기도가 자리매김하는 것이 가장 고부가가치의 일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경기도의 청년들이 일하고 싶어 하는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지름길이라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최경환 경제 부총리의 제2기 경제팀과 긴밀한 협력을 하는 게 중요할 것 같다. 그러면서 아주 창조적인 산업들을 경기도에 특화해 유치하고 기획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 대표적인 것이 의료 산업이라 생각한다. 앞으로 의료 관련 산업이 경기도가 메카가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또 중국으로부터의 투자 및 중국으로의 판로 개척, 또 미국과의 안정적인 안보 협력, 이런 것들이 다 우리 대한민국과 경기도의 경쟁력을 높이는 아주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한다. 경제 투자와 함께 외교 역량을 강화하는 것도 경기도에서 적극적으로 하겠다.

문] 인터뷰에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아 미처 하지 못한 질문이 많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답] 광역 버스 입석 금지 조치 때문에 지금 많은 시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이것을 두고 논란이 심한데 안전을 우선할 것인지 시민들의 편리함을 먼저 추구할 것인지 하는 것이 충돌하는 모양새다. 두 가지의 가치가 모두 중요하다. 두 가지 모두를 달성하는 방법을 찾아야 하기 때문에 근본적인 대책은 ‘굿모닝 버스’ 같은 환승 센터를 서울과 경기도 양쪽에 놓고 이를 오가는, 그래서 앉아서 편안하게 안전하게 가는 대안을 마련하는 것이다. 그런데 그 정책을 시행까지 시간이 걸리니까 그 이전에 할 수 있는 대책들을 준비하고 있다. 22일 아침에 대규모 토론회 한다. 거기서 지금 시행되고 있는 입석 금지 대책서 파생되는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 플러스 중장기적이고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서 저희 나름대로 시행 할거다. 박원순 서울 시장과 유정복 인천시장을 만났을 때 환승센터 건립과 같은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토의하겠다.

문] 광역 버스 입석 금지를 지금 당장은 유보할 생각도 있다는 얘기인가?
답] 아니다. 광역 버스 입석 금지는 8월 16일부터 시행인데 그 시기를 늦추는 것은 생각할 수 있다. 왜냐하면 9월 1일부터 사실 학생들 대학생들이 방학 끝나고 휴가철이 끝나면 9월 1일이 굉장히 혼란이 올 수 있는 시기다. 그런 영향들을 다 평가한 이후에 법으로 금지할 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당장 시행하는 것은 늦추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인터뷰에 앞서 곽영길 아주경제 대표(남경필 지사 바로 곁) 등과 환담을 나누고 있다.[남궁진웅 time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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