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규문 밀레코리아 대표 "요즘 삼성·LG 덕분에 살 만 합니다"

2014-07-20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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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상반기 매출 전년比 30% 성장…하반기도 두 자릿수 성장 예상

내년 1400만원대 오븐 등 고가 프리미엄 제품군 선봬

병원·상업용 제품과 마린 프로젝트로 향후 지속성장 기대

안규문 밀레코리아 대표이사 [남궁진웅 timeid@]


아주경제 이혜림 기자 = "삼성·LG 홈그라운드에서 그동안 용하게 살아남았습니다. 우리도 이제 고생 끝, 행복 시작입니다."

지난 16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밀레하우스에서 만난 안규문 밀레코리아 대표이사는 "올 상반기 국내 가전 기업이 마이너스 성장을 하는 동안에도 밀레코리아는 전년 대비 30% 성장을 이뤄냈다"며 "하반기와 내년에도 두 자릿수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이어 안규문 대표는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프리미엄 전략으로 한국 프리미엄 가전 시장도 성장기에 접어들었다"며 "앞으로 기회는 더 많아질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밀레코리아는 115년 전통을 가진 독일 프리미엄 가전기업 밀레의 한국법인이다. 안규문 대표는 밀레코리아가 설립된 지난 2005년 외국인 최초 해외 법인장에 발탁된 이후 올해로 9년째 수장을 맡고 있다.

밀레 본사에서 한국은 안착된 시장으로 평가받는다. 밀레 해외법인 중 유일하게 독일인 직원이 없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안 대표는 "그만큼 본사에서 믿고 맡긴다는 의미"라며 "매년 두 자릿수 가까운 꾸준한 성장이 신뢰의 밑바탕이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밀레코리아의 매출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중국·홍콩에 이어 아시아지역에서 세 번째로 높다. 연간 성장률은 아시아법인 7곳 가운데 최고 수준이다. 이에 지난해 12월에는 마르쿠스 밀레 회장과 라이하르트 진칸 회장이 직접 방한해 한국 시장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안 대표는 그동안 지속적인 성장을 이룰 수 있었던 요인으로 'B2C(기업과 소비자간 거래) 중심의 사업모델 전환'을 꼽았다.

그는 "사업 초반에는 매출의 70% 이상이 빌트인과 같은 B2B에서 나왔지만 건설경기에 따라 부침이 심해 사업 확장에 한계가 있었다"며 "입소문 마케팅을 이용한 B2C 전략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바꾸는데 주력한 결과 매년 적자 없이 사업을 키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올해 밀레코리아 전체 매출 중 B2C가 차지하는 비중은 99%에 달한다. 안 대표는 "처음 인터넷으로 진공청소기 판매를 시작한 이후 품질에 대한 입소문을 타고 브랜드 인지도가 점차 높아지기 시작했다"며 "지금은 소비자 사이에 품질에 대한 믿음이 형성돼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상반기 기준으로 진공청소기의 국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5% 상승했다. 지난해 5월 선보인 50만원대 밀레 S8시리즈는 최근 2개월 간 항공편을 통해 네 차례 이상 배송 받을 정도로 국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에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프리미엄 가전 전략도 실적 향상의 기폭제가 됐다.

안규문 대표는 "밀레 제품은 비싸다는 인식이 있었지만 삼성·LG에서 워낙 고가의 제품을 내놓다 보니 가격에 대한 부담감이 덜어진 것 같다"며 "시장이 성숙·확장 단계에 접어든 만큼 내년에는 한 대에 1450만원을 호가하는 오븐을 비롯해 최고급 프리미엄 라인업으로 소비자 선택의 폭을 더 넓혀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안 대표는 밀레코리아의 지속성장을 이끌어갈 미래 먹거리로 상업용·병원용 제품을 중심으로 한 '프로페셔널 아이템'과 고급 요트족을 겨냥한 '마린 프로덕트'를 소개했다.

그는 "이미 3~4년 전부터 국내 다수 종합병원과 계약을 맺고 멸균기와 살균기, 상업용 세탁기 등을 납품해 왔다"며 "프로페셔널 아이템은 인건비가 오를수록 커지는 시장이지만, 아직 다른 회사는 진출하지 않은 블루오션"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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