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현주 기자 =김창일 아라리오갤러리 회장이 7년째 전 세계 200대 컬렉터 명단에 올랐다. 한국인으로는 유일하다.
미국의 유명 미술 잡지 '아트뉴스'가 최근 발간한 여름호에서 선정, 발표한 세계 200대 컬렉터 명단을 분석한 결과다. 200명 중 105명은 미국에 거주하며 이들중 절반에 달하는 46명은 뉴욕에 기반을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200명 컬렉터에는 33명이 새로 이름을 올렸거나 재진한것으로도 집계됐다.
1902년 창간된 아트뉴스는 1990년부터 매년 컬렉터와 딜러, 경매 관계자, 큐레이터 등을 상대로 조사해 세계 200대 컬렉터 명단을 발표한다.
■200대 컬렉터= 프랑스 루이뷔통 모에 헤네시(LVMH) 최고경영자 베르나르 아르노 부부를 비롯해 구찌가 속한 모회사 케어링(Kering) 그룹 회장 프랑수아 앙리 피노, 카타르 알 마야사 공주, 미국 헤지펀드 매니저 스티브 코헨, 영국 런던 사치갤러리 소유주 찰스 사치, 영국 작가 데미안 허스트 등이 작년에 이어 200대 컬렉터 명단에 포함됐다.
올해는 특히 '집 없는 억만장자'로 유명한 니콜라스 베르그루엔 베르그루엔홀딩스 이사장을 비롯해 캠벨수프 상속자인 샤롯트 콜케트 웨버, 패션계의 마라모티 가문 등이 새롭게 이름을 올리거나 재진입했다. 홍콩의 부동산업자 토마스 라우, 베이징의 부동산업자 왕 지안린 등도 새로 명단에 포함됐다.
아시아에서는 대만 전자부품 업체 야교 그룹 오너 피에르 첸과 일본 유니클로 회장 야나이 다다시가 전년도에 이어 파워 컬렉터 면모를 과시했다. 일본 내에서 손꼽히는 현대미술 컬렉터인 오바야시 다케오 오바야시건설 대표도 이름을 올렸다.
한국인으로는 유일한 김창일 회장은 2006년 이래로 7년째(2008년·2011년 제외) 명단에서 빠지지 않고 있다. 김회장은 지난해 말 공간 사옥을 인수해 오는 9월께 미술관을 열 예정이다.김 회장은 1978년부터 천안에서 버스터미널을 시작으로 백화점 등을 운영해 온 사업가 출신이다.
■관심 미술품='파워 컬렉터' 200명은 남성이 62%, 여성은 38%로 관심 미술품 분야는 현대 미술(166명·중복 집계)로 집중됐다. 근대 미술품(90명)과 고미술품(25명)을 수집하는 컬렉터는 상대적으로 적었다.
이들은 특히 전 세계 미술 시장을 쥐락펴락하는 '파워 컬렉터'의 90%가량은 북미 유럽사람들로 대부분은 현대 미술품을 수집하는 등 편중 현상이 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세계 미술의 중심지였던 유럽의 '파워 컬렉터'만 따로 보면 영국과 프랑스의 비중이 각각 19%로 제일 높았고 스위스 18%, 프랑스 14%, 벨기에 6%, 네덜란드·러시아 4% 등의 순으로 뒤를 이었다.
■200대 컬렉터 직종= 소비업종 종사자가 51명으로 가장 많았고 투자업(50명), 제조업(34명), 부동산업(26명), 금융기관(22명) 등의 순이었다.
정준모 미술평론가는 "여전히 미술 시장의 중심이 유럽과 미국에 있지만 일본 컬렉터의 약진이 눈에 띄고 홍콩과 베이징의 컬렉터들은 큰 손을 자랑한다"며 "금을 사서 현금 보유고를 줄여 환율을 낮추듯 우리도 미술품을 구입, 비축해 환율 하락도 막고 나라의 문화적 국격을 높이는 방안을 검토해 봐야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