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 김영석 이사장 "컬렉터 화상 작가가 이해하는 'KYS 가격지수' 내년 발표"

2014-07-15 09:33
  • 글자크기 설정

2008년부터 매년 작품가격 분석발표..미술시장 지속발전위해 무료공개도 추진

 
 

[[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 김영석 이사장이 프랑스작가 샤흘르벨의 거대하고 강렬한 꽃 그림앞에서 포즈를 취했다./사진=박현주기자]]
 

아주경제 박현주 기자 =이우환 작품은 상반기 경매에 출품된 33점 중 22점이 점당 1억4000만~18억원에 팔렸다. 불황이라는 국내 미술시장은 의외였다. 경매시장은 작년 같은 기간(360억원)보다 14.9% 늘어 413억8081만원으로 집계됐다. 서울-K옥션등 경매사가 출품한 5935점 중 3928점이 팔려 지난해 말 낙찰률(63.4%)보다 2.8%포인트 상승한 66.2%를 기록했다.

최근 발표된 '2014 경매시장 상반기 결산 보고서'다. 국내미술품 경매 8개 회사의 올해 출품작을 분석한 이 자료 덕분에 국내미술시장은 투명해졌다. 컬렉터들은 앉아서 작가별 등락폭과 경매사별 낙찰률을 한눈에 볼수 있게됐다.
국내 미술시장에 이러한 작품가격 시스템이 정착되기까지는 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가 고군분투한 결실이다. 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 김영석 이사장(57)은 2012년 국내작가 100명의 '미술품 가격지수'를 처음으로 공식 발표하며 매년 작품가격을 내고 있다.

3년전, 김 이사장이 "미술품의 투명한 유통거래를 위해 미술품가격지수를 개발하겠다"고 했을때 미술시장은 반신반의했다.
주가지수처럼 미술품가격지수를 만든다?. 들쭉날쭉한 미술품가격을 어떻게 산정을 하며, 작품가격을 분석할수 있는지에 대해 의심도 있었다. 하지만 김 이사장은 자신했다. 일단 공신력이 중요했다. 국내미술품 감정협회로써는 처음으로 문화체육관광부 사단법인 인가를 받았다. "앞으로 작품가격지수를 발표할때 큰 혼선이 있겠지만 경제학자와 미술 전문가들이 개발하는 가격지수는 신뢰성과 함께 작품매매의 중요한 척도로 활용될 것"이라며 호언장담했다.

빈말은 아니었다. 이후 작품가격 분석발표는 해마다 이어졌고, 이제 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는 명실상부한 '작품가격'분석 기관으로 자리매김했다.

"크게 판매할 생각도 없었던 작품가격 책이 해마다 품절사태입니다. 개인 화랑등에서 요청이 많아 올해는 책을 더 찍어야할 것 같아요."

서울 인사동 협회 사무실에서 만난 김영석 이사장은 은근, 뿌듯함을 감추지 못했다. 협회에서 2008년부터 일년에 한번 내는 '작품가격' 책은 이제 '미술시장 교과서'가 됐다. 국내 최초로 발간한 작가별 작품값 리스트만 나와있는 책이다.

이 책은 미술시가감정협회의 '화수분'이다. 10년간 구축한 작가별 작품가격 데이터베이스는 '미술품 가격지수개발'에서부터 '작품별 작가별 가격분석'까지 끌어내는 힘이다.

작품값을 분석하기까지 시행착오도 있었다. 미술품가격지수 개발은 무리가 따랐다. 2012년 경제학자들과 손잡고 주가지수같은 '미술품 가격지수'를 연구했지만 국내미술시장과 맞지 않았다.

"메이모제스등 해외 유명 가격지수를 바탕으로 모형개발을 했는데 현실적으로는 국내 컬렉터들이 이해할수 없는 구조였어요."

한 작가의 작품거래실적과 시장가격을 기준으로 주가지수처럼 그래프로 분석은 가능하지만 실질적으로 작가나 컬렉터들이 봐도 모르는, 해석이 안되는 시스템이었다는 것.

"더욱이 국내에 아직 아트펀드등 주식처럼 그림이 연동되지 않는 상태에서 해외지수를 차용한 미술품가격지수는 허무맹랑하고 유명무실하다고 결론을 냈어요"

김 이사장은 "미술품가격분석은 컬렉터 화가 갤러리스트가 이해할수 없는 것은 필요없다"면서 "국내에 맞는 한국적 미술품 가격지수를 다시 개발중"이라고 했다. 작가명, 재료, 장르(스타일),크기변화등 4단계로 분류해 작품가격을 분석한다고 했다.

예를 들어 김종학 화백의 '설악산 그림'은 설경 추경 춘경 하경의 작품값이 다르다. 5배나 차이가 난다. 모든 작품가격이 비싼가격에 책정되는게 아니라 이제는 장르별로 스타일로 분류해서 작품값을 매겨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작가별로 작품값 카탈로그 레조네도 가능해진다.

김 이사장은 "내년 상반기중 'KYS 가격지수'를 발표하겠다"고 했다. 자신의 이름을 걸고 영문이름 앞자를 땄다.

"'KYS 가격지수'는 장삿속으로 하는게 아닙니다. 어떻게 하면 미술시장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킬수 있을까라는 고민끝에 이 가격지수를 무료로 공개할 생각도 있습니다. 미래에 대한 예측보다는 현재 팔리는 그림에 대한 가치에 대해서 일반대중도 알아야할 의무가 있지않을까요? "

 그가 작품가격에 집착하는 건 미술품의 투명한 유통거래가 목표다.  "소수의 의해 결정되는 작품가격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새로운 문화를 만들고 싶다"는 의지다. 김 이사장은 "미술로 밥먹고 사는 감사한 마음이 크다"는 이유가 첫번째이고 "장난(?)을 막자는데 목적이 있다"고 했다.

 실제로 미술시장이 호황일때 그림값은 널뛰기했다. 자고나면 호당가격이 수백배씩 오르는 작품도 있었다. 미술시장은 불신이 커졌다. 그림값이 갑자기 뛰는건 작전이 개입됐다는 소문이 무성했었다.

 작품가격을 매기는 미술시가감정도 진위감정을 빼놓을 수 없다.  협회에서의 결과는 "분명 가짜인데, 작가는 진짜"라는 사건이 지난해 발생했다. 블루칩작가인 이우환 화백의 이야기다. 당시 그의 작품이 시장에 100여점 이상 쏟아지면서 가짜라는 소문이 파다했다. 작품들은 감정협회로 몰렸다. 가짜냐 진짜냐를 구분해달라는거였다.

 "제가 본 그림만 가지고 말하자면 가짜라고 결론냈습니다. 사인이나 그림 스타일 모두 완벽하게 따라할수 있어요. 하지만 나무(캔버스)는 거짓말을 못합니다. 30~40년전 나무인데 수분증발, 유격이 안생겼더라고요. 아무리 성형해도 30년전 작품은 느낌이 다릅니다.작가가 진짜라고 하는건 이해못할 일입니다"

 김 이사장은 이제 진위감정도 과학감정으로 많이 진화했다고 했다. 그동안 안목감정의 불신은 자료가 부족했기때문에 생겼지만 이젠 자료를 통해서 확인할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다는 것. "작가의 사인을 열배, 스무배 확대하고, 그림의 톤을 걸려낼수 있는 기술이 발달했어요. 거의 근사치까지 잡아낼수 있는 확률이 높아진거죠"

시가 감정의뢰도 점점 늘고 있는 추세다. 개인이 소장품의 가격을 알아보기위해 찾아오지만 소유하고 있는 그림을 자산평가해달라는 기업체가 많다고 했다.

"우리나라 미술시장이 그나마 불황에도 숨쉬는 이유가 있어요. 바로 서울-K옥션 양대 경매사가 있는 덕분입니다. 시장이 빨리 크지는 못하지만 사기를 치지는 못하기 때문이죠. 한곳만이 독점했다면 국내미술시장이 활성화되는 시너지 효과는 없었을 겁니다. 작품가격이 투명화되는 것처럼 컬렉터들이 더 똑똑해지는 미술시장이 되길 바랄뿐입니다"
 

[[화상에서 전시기획자, 화가로도 활동하는 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 김영석 이사장.사진=박현주기자]]


■김영석 이사장=화상에서 전시기획자, 화가이기도 한 그는 국내미술시장의 '최초'와 함께 왔다. ▶화상:1993년 국내화랑으로는 처음으로 세계3대 아트페어인 피악 아트페어( FIAC Art Fair)에 참여했고, 94년에는 바젤아트페어에 입성했다. ▶전시기획자:'작품가격 정찰제'라는 타이틀을 단 '마니프아트페어'를 1996년 개최했다. '이 작품 얼마에요' 묻고 따지기도 전에 누구나 보고 정해진 작품값에 파는, 국내에 처음 작품가격을 공개한 아트페어다. '김과장 전시장 가는날'로 유명하다. 2003년부터 미술경제월간지 '아트프라이스'를 발행했다. 2008년 현재 미술시가감정협회 전신인 '한국미술시가감정연구소'를 설립했다. 화랑을 겸업하며 시가감정협회를 운영한다는 비난을 피하기 위해 20년간 강남 청담동에서 운영하던 아미화랑을 접고 2012년 인사동에 들어와 협회 둥지를 틀었다. ▶화가:대한민국미술대전 입상작가다. 2009년 홍익대 미술대학원 서양화과를 졸업하면서 졸업작품전에 낸 일명 '숨쉬는 그림'이 화제였다. 온도에 따라 색상이 변하는 시온안료를 회회작품에 처음 사용한 그림이었다. 현재 홍익대 미대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그는 실기졸업작품으로 '독도'를 그리고 있다. 독도를 보고 온후 "평생 홀로 선 독도와 미술시장에서 홀로 달려온 나와 닮은 것 같다고 생각했다"는 그는 '집념의 사나이'로 통한다. "안된다고 생각하면 변화가 없지만 목표를 세우면 변화가 생긴다"는게 그의 철칙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