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박근혜대통령이 유진룡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면직 통보하면서 문체부가 혼란에 빠졌다.
이 때문에 유 장관을 면직한 배경에 뒷말들이 쏟아지고 있다. 소신이 강한 유장관이 그동안 청와대에 단단히 밉보였기 때문이라는 이야기다.
세월호 참사 이후 청와대가 계획한 국정홍보 행사를 거부했다는 말도 있고, 평소 국정현안에 대한 소신발언으로 청와대 눈 밖에 났다는 말도 들려온다. 하지만 유 장관은 업무 수행 과정에서 뚜렷한 잘못이 없다는 점에서 면직 사유에 대한 궁금증도 커지고 있다.
문체부 관계자는 “유 장관은 이미 오래전부터 사임 의사를 밝혀왔다”고 전했고, 청와대측에서도 "2기 내각의 새로운 출발을 위해서 면직을 서둘렀다"는 설명이다.
유 장관은 형식적인 절차에 얽매이는 걸 싫어해 별도의 이임식도 하지 않고 별도의 퇴임사도 남기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행시 22회(1978년) 출신의 유 장관은 문화부 사무관을 시작으로 20여년간 문화행정으로 잔뼈가 굵은 정통 관료다. 문화부에서 문화관광부 공보관, 문화산업국장, 기획관리실장 등 요직을 역임했다. 참여정부때인 지난 2006년 1월부터 8월까지 차관을 끝으로 공직생활을 마감한 후 2013년 다시 친정의 수장으로 돌아왔었다. 당시 문화부 출범 이후 내부 인사가 장관이 되자 문화부 내부 직원들이 크게 반겨었다. 문화부 재직시 인기투표 때마다 1위에 올랐을 정도로 조직 내 신망이 두터웠다.
급작스런 장관 면직으로 문체부의 문화 국정공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현재 문체부는 1차관도 공석인 상황이다. 장관 대행은 김종 2차관이 맡게 됐지만 2차관은 ‘체육’ 분야를 중점적으로 맡아왔다.
새 후보자가 선정돼도 청문회 통과까지는 한 달 가까이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문체부 업무 차질은 불가피해 보인다. 문체부직원들은 청문회를 또 준비하기가 쉬운 일도 아닌데, 빨리 이 혼란이 빨리 끝나기를 바라는 분위기다.
한편, 현재 공석인 문체부 장관 자리를 두고 모철민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비서관과 김장실 새누리당 의원이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이 둘은 모두 문체부 차관 출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