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청, 메모, 질문, 자성. 리커창 다섯번째 좌담회

2014-07-17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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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개최된 경제좌담회 모습.[사진=신화사]


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지난 14일 중국 베이징 중난하이(中南海) 제1회의실에서 리커창(李克强) 총리의 주재로 개최된 경제좌담회. 참석자 중 한명이었던 장차오양(張朝陽) 소후(SOHU) 회장은 "정부가 IT업계의 진입장벽을 낮춰주고, 지적재산권 처벌을 강화하고, 대역폭 비용을 낮춰달라"고 건의했다. 리총리는 "지적재산권 침해에 대한 처벌이 약하다는 것이냐"고 반문했고, 장차오양은 "중국의 지적재산권은 공안부가 '중국특색'의 방식으로 보호하고 있으며, 적발되더라도 벌금이 10만위안 가량으로 처벌금액이 너무 낮아 효과가 없다"고 소개했다. 정부비판의 발언이 나온탓에 배석했던 고위관료들의 표정이 굳어졌지만, 리커창 총리는 전혀 개의치 않고, 오히려 고개를 끄덕이며 "해외에서의 지적재산권 관련 벌금이 확실히 높긴 하다. 우리 역시 높여야 한다. 지식재산권 침해를 막는 것은 실제로 벤처기업육성에 도움이 된다. 또한 대역폭 사용료를 낮춰야 더 많은 IT기업들이 육성될 것이다"라고 대답했다. 

제일경제일보가 17일 전한 총리 경제좌담회 스케치다. 지난14일 좌담회에는 장차오양 CEO를 비롯해 중국GM기술 허퉁신(賀同新) 회장, 교통은행 뉴시밍(牛錫明) 행장, 거리(格力)의 둥밍주(董明珠) 회장, 둥팡시왕(東方希望)그룹의 류융싱(劉永行) 회장, 중국건축공정의 이쥔(易軍) 회장 등이 참석했다. 
리 총리는 사영기업 CEO들의 의견과 건의사항을 경청하고 메모했다. 자칫 경직될 수 있는 좌담회 분위기가 누그러지면서 재계인사들은 발언을 쏟아냈다. 둥밍주 거리 회장은 "기업들은 국가의 산업육성정책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며 "다만 국유기업들과 공평하게 경쟁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면 기업들은 스스로 자신의 길을 개척해 나갈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둥팡시왕그룹의 류융싱 회장은 "리 총리는 발언들을 경청하면서 기업가들에게 직설적으로 말하기를 독려했다"며 "이는 대단히 정확하고 현명한 방법"이라고 평했다. 좌담회에 참석했던 한 경제학자는 "리커창 총리는 그 자리에서 즉답할 수 있는 것은 바로바로 조치를 내렸고, 바로 대답할 수 없는 것들은 기업인들에게 세세히 물어보고 메모했다"면서 "좌담회가 진행된 3시간동안 리총리는 100% 몰입한 태도를 보였다"고 소개했다.

리 총리는 좌담회가 끝날 무렵 "앞서 한 참석자가 고위관료들 면전에서 말을 함부로 할 수 있겠느냐는 발언을 했는데, 솔직히 나는 얼굴에 땀이 날 정도로 부끄러움을 느꼈다"며 "정부라는 게 무엇인가. 당연히 기업을 위해 서비스하고 경제발전을 추진하는 것이다. 기업이 감히 말을 할 수가 없고, 마치 쥐가 고양이를 보듯 한다면, 이게 되겠느냐"고 질타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리 총리는 중난하이 서북쪽 제1회의실에서 부정기적으로 각계인사들을 불러 좌담회를 개최해, 전문가들의 의견과 여론을 수렴하고 있다. 리총리는 총리취임이후 2013년 4월12일, 7월16일, 10월31일, 그리고 올해 1월17일, 7월14일 등 총 다섯차례 좌담회를 개최했다. 좌담회 초청인사 중에는 민영기업가가 많아지고 있으며, 그 업종별 범위 역시 넒어지고 있다. 그동안 총리좌담회에 참석했던 인사로는 유명한 경제학자인 우징롄(吳敬璉), 린이푸(林毅夫), 저우치런(周其仁)을 비롯해 류스진(劉世錦) 국무원발전연구센터 부주임, 차오위안정(曹遠征) 중국은행 수석경제학자, 화성(華生) 연경화교대학 교장, 쉬샤오녠(許小年) 중국유럽국제공상학원 교수, 루정웨이(鲁政委) 싱예은행 수석경제학자, 마쥔(馬駿) 도이체방크 수석경제학자, 취훙빈(屈宏斌) HSBC 수석경제학자 등이었다. 또한 양식농가, 농민공, 대학생창업자, 촌관 현장 등의 기층지도자들도 리커창 총리의 좌담회 단골손님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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