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안선영 기자 = '한 주먹' 한다고 생각했던 '라디오스타' 이동준이 의외의 순수한 모습으로 시청자에게 다가갔다.
16일 방송된 MBC '황금어장-라디오스타'에서는 '전설의 주먹 특집 2탄'으로 이동준, 레이먼킴, 이재윤, 스윙스가 출연해 숨겨진 입담을 과시했다.
이동준은 '전설의 주먹 특집 1탄'을 언급하며 "연예인 싸움순위에 불만이 많다. 가끔 인터넷 검색을 하다 보면 내가 1위가 되어야 하는데 4위가 돼 있다"고 지적했다.
네티즌이 정리한 연예인 싸움 순위는 1위부터 3위까지가 박남현, 강호동, 나한일이었고 이동준은 4위였다. 이에 이동준은 스스로 연예인 싸움순위를 정리하며 본인을 1위에 올렸다. 이후 강호동을 2위, 홍기훈을 3위에 올리며 "홍기훈은 많이 놀았다"는 폭로를 덤으로 얹었다. 뒤이어 최재성, 이훈, 박남현, 이주현 순으로 밝히며 그제서야 만족감을 드러냈다.
함께 출연한 게스트는 자신의 과거 무용담을 조심스럽게 털어놓았지만 이동준은 싸움으로 가득했던 과거를 떠올리며 자랑스러워했다. 얄밉지 않은 허세기도 보였다.
전설의 11대 1 싸움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자 윤종신은 특유의 '깐죽거림'으로 "예능에서 많이 한 에피소드"라고 지적했다. 이동준은 민망해 하면서도 "이 사건으로 소문이 나서 연예인들에게 사인도 해줬다"며 열변을 토했다. "특수부대 군인들이 술을 마시고 무도회장을 박살 낸 일이 있었다. 구경하러 가니 욕을 했다. 그래서 슬리퍼를 벗어 뒤돌려 차고"라는 설명과 함께 당시 상황을 몸소 보여주었다.
그의 무용담에는 영화같으면서도 허세로 가득했다. MC들은 그런 이동준의 말을 경청하는 척 타박하며 웃음을 자아냈다. 모두가 장난으로 받아들이지만 이동준 본인만큼은 주먹에 대한 진심이 엿보였다. 1980년대 국가대표 태권도 선수로 세계 선수권 대회를 3회나 제패한 '진정한 파이터'였다.
이동준은 스티븐 시걸까지 섭외한 영화 '클레멘타인'에 52억을 투자했다가 손해 본 사연에 대해서도 가감 없이 털어놨다. 부산에 갔을 때 겪은 현수막에 적혔던 '환상의 똥꼬쇼' 사건에 대해서는 "나랑 전혀 상관없다. 내가 어떻게 똥꼬쇼를. 알지도 못한다. 진짜 올린 사람 있으면 삭제 좀 해주세요"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드라마에서만 보던 중년 배우 이동준은 사실 알고 보면 뛰어난 예능감과 입담, 순수함을 갖춘 사람이었다. 이동준은 '라디오스타'를 통해 그동안 강해 보였던 이미지를 벗는 데 성공했다. "아직도 싸우냐"는 질문에 "지금도 싸우고 다니면 푼수"라고 애교 있는 말을 내뱉는 그의 모습에서 미워할 수 없는 매력이 엿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