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는 임 병장 검거작전에서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이 나오자 지난 7일부터 11일까지 46명으로 구성된 국방전비태세검열단을 투입, 작전에 참여한 부대와 지휘관들을 대상으로 검열을 실시했다.
이상훈(해병소장) 국방전비태세검열단장은 15일 'GOP 총기사건'에 대한 합동수사결과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임 병장 검거) 작전 현장에서 개인과 소부대의 전술적 잘못이 확인됐다"며 "그 잘못에 대해 사안의 경중을 고려해 엄중하게 신상필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방부 검열 결과, 당시 군은 범행 후 도주한 임 병장을 여섯 차례 접촉했으나 놓쳤고, 세 차례 오인 사격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소장은 "인접 소초 순찰자가 21일 오후 8시20분께 '거동 수상자'(임 병장)를 발견하고 수하(암구호)를 하는 중 바로 도주했다"며 "해당 소초에서 접촉 사실을 상급부대까지 신속하게 보고하지 않아 추가적인 대응 조치를 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건 다음 날 새벽부터 시작된 검거 작전 과정에서 수색 병력과 임 병장이 다섯 차례 접촉을 했으나 놓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단장은 "22일 오전 10시30분, 10시50분 두 차례 임 병장과 접촉을 했으나 소부대 지휘관과 병사들의 전투 행동이 미흡해 현장에서 체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23일 오전 0시20분 임 병장과 접촉이 있었으나 현장에서 체포하지 못했다"면서 "23일 오전 1시55분 매복 중이던 수색조가 임 병장을 야간 감시장비로 식별해 접촉했고, 같은 날 오전 2시15분 임 병장과 접촉해 수하를 했으나 불응하고 도주했다"고 밝혔다.
수색 병력간 세 차례 오인 사격도 확인됐다. 이 과정에서 소대장과 병사가 부상했다.
임 병장은 범행 후 소초를 빠져나온 이후 자살을 시도하기 전까지 한 발도 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단장은 "수색 병력에 투입된 일부 부대에서 탄약을 개인에게 지급하지 않고 간부가 통합 보관하면서 필요할 때 현장 분배토록 한 사실도 있었다"며 "수색 병력들의 사격 통제와 야간에서 은밀한 작전, 위장, 기본전투기술 등 소부대의 전술적 행동이 미흡하다는 것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강원도 고성 동부전선 최전방 GOP 총기난사 사건을 저지른 임 모(22) 병장이 동료들을 모두 죽이고 자신도 죽을 생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군 수사당국이 밝혔다.
범행동기와 관련해 수사단은 사건 당일 오후 4시 이후 초소 순찰일지 뒷면 겉표지에 자신을 빗댄 그림들이 더 늘어나 있는 것을 본 것이 직접적인 계기라고 밝혔다.
당시 임 병장은 고교 때 친구들로부터 '왕따, 금전갈취' 등 괴롭힘을 당해 칼로 죽이려고 마음먹었던 일, 정신과 진료 이후 주변의 놀림을 받게되자 학교를 자퇴했던 일, 입대 후 일부 간부 및 동료병사들로부터 무시나 놀림을 당하는 등 스트레스를 받았던 일들을 회상했다고 수사단은 설명했다.
조사결과 당시 순찰일지 뒷면 겉표지에는 일부 소초원의 특성을 묘사하거나 만화캐릭터 등을 그린 67개의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그런데 이 가운데 임 병장을 빗댄 그림은 16개로 엉뚱하고 어리숙한 캐릭터의 '스펀지밥'과 라면을 좋아하는 것을 우스꽝스럽게 묘사한 '라면전사' 등의 그림이 그려져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수사단은 "소초원들은 사소한 장난으로 생각한 반면, 피의자는 '심한 스트레스를 받아왔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