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기배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장은 10일 "더 많은 국익창출과 국가 및 병원의 브랜드 가치 상승을 위해서 현재의 저수가 체제에선 매우 힘들기 때문에 우리나라 의료체계를 정상화하는 것이 시급하다"며 국내 의료계의 방향을 제시했다.
승 원장은 "미용 및 성형에 치우친 해외환자 유치를 중증질환으로 넓혀가기 위해 양적 팽창에서 질적 팽창으로의 전환도 필요하다"며 "암‧이식‧심장 등 중증질환 환자가 국내에서 오래 머물면서 치료 받을 수 있는 유치 환경도 조성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장기적이고 종합적인 안목을 통한 의료정책 수립도 강조했다.
영상장비 수가인하·포괄수가제 도입·4대 중증질환 보장성 강화 등으로 병원경영의 어려움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벤치마킹 대상으로는 아부다비 보건청 의뢰시스템을 설명했다.
그는 "서울성모병원은 지난해 5월부터 아부다비 보건청 의뢰시스템을 본격 가동해 필요한 검사나 치료계획을 사전에 준비하고 우리나라 입국부터 출국까지 필요한 의료서비스를 통합적으로 제공하고 있다"며 "중동권 환우들의 유입을 확장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창조경제와 국부창출의 일익을 담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의료계 육성을 위해서는 선진의료국에서 진행하고 있는 외부 기부금 문화를 정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승 원장은 "병원의 경영구조는 인건비율이 매우 높기 때문에 순이익율이 매우 낮다"며 "이마저도 병원의 연구개발 비용과 재투자 등에 필요한 경비를 빼면 실제 이익률은 더 낮아진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과 같은 의료선진국에서는 병원장을 비롯해 병원 보직자들이 직접 발품을 팔고 독자적 모금행사를 진행해 외부 기부금을 받고 있다"며 "이 기부금으로 선순환 구조 대규모 연구개발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즉, 세계를 선도하는 의료기술과 의료선진국이란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기부문화가 해결책이란 것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공정경쟁규약에 따라 지급된 기부금까지 불법으로 처벌받는 것에 대해선 안타까움을 표현했다.
승 원장은 "우리나라에서 병원이 기부금을 받는 것은 허용되지만 모금행사를 진행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공정경쟁규약에 따라 지급된 기부금까지 불법 리베이트로 처벌받고 있다"며 "병원의 모금이 편법적인 리베이트로 악용되는 상황은 막아야겠지만 건전한 기부문화 조성까지 막아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기부금은 앞으로 많은 환자들을 살릴 수 있는데 큰 밑거름이 되고 거시적으로는 국부창출에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병원장으로서의 앞으로의 역할에 대해서는 경영학의 대가 짐 콜린스 교수의 말을 예로 들었다.
실제로 그는 짐 콜린스의 말인 '카리스마가 강한 리더는 단기간에는 효과적일지 모르지만, 영속적인 위대한 조직에서는 큰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오히려 일꾼처럼 근면함과 겸손함을 가지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절대 포기하지 않는 열정을 보인 사람이 위대한 기업의 적절한 리더였다'를 좋아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승 원장은 "더욱 낮은 자세로 귀를 크게 열고, 전체 교직원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듣고 뜻을 존중해 병원 정책에 충분히 반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가톨릭 정신에 입각해 생명을 존중하고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을 돌보며 육신의 치료 및 환자들의 감성까지 책임지는 힐링의 전인치료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약력>
1975년 가톨릭의과대학 의과대학 졸업
1990년 가톨릭의과대학 의과대학 박사
2002년 가톨릭대학 의과대학 강남성모병원 순환기내과 과장
2006년 가톨릭의과대학 서울성모병원 심혈관 센터 소장
2010년 대한심장학회 중재시술연구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