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성준 기자 = 검찰 수사를 피해 잠적한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이 20억원 가량의 현금을 소지한 채 도피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8일 사정당국에 따르면 유씨는 경기도 안성 금수원에서 순천으로 도피한 5월 4일께 송치재 휴게소 인근 별장 '숲속의 추억' 주변 토지와 건물을 현금 2억5000만원에 매입했다.
이 주택과 임야는 최근 검찰에 적발돼 서울 강남구 역삼동 소재 H상가 10채(시가 85억원 상당) 등과 함께 기소 전 추징보전이 결정됐다.
A씨의 검찰 조사 진술에 따르면 유씨는 현금 가방에서 2억5000만원을 꺼내 매입대금을 치렀다. 또한 A씨가 설명한 가방의 크기로 미뤄볼 때 가방안에는 20억원 가량이 들어갈 수 있다고 검찰은 추정하고 있다.
검찰은 유씨가 전남 지역에 소재한 기독교복음침례회(일명 구원파) 신도집에 은신한 채 가방에 든 현금을 도피 자금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또 유씨 도피를 돕는 구원파 신도들을 검거해 조사하는 과정에서 타인 명의의 차명폰이나 대포폰 300대 가량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들이 인터넷 통화 및 메시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바이버'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한 정황을 포착하고 메시지 송수신 내역을 추적하기 위해 기술 협의를 진행 중이다.
바이버의 국내 사용자는 적은 편이며 서버가 해외에 있어 도청과 감청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유씨 도피와 관련해 차명폰을 개설해 주거나 명의를 대여한 자에 대해서는 범인도피죄 외에도 전기통신사업법 위반죄를 적용해 엄단할 방침이다.
사정당국 관계자는 "현재 유병언 부자가 구원파 신도나 신도 친인척의 집에 은신하고 있다는 첩보가 잇따르고 있어 검경이 수색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