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신희강 기자 =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에너지공기업들이 복리후생제 축소·폐지 등을 골자로 한 경영 정상화를 위한 노사합의에 잇따라 성공하고 있다. 최근 공공기관 정상화를 놓고 정부와 공기업 노조간 갈등이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 같은 노사합의 바람이 공공기관 개혁에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전력공사, 한전KPS, 전력거래소, 지역난방공사 등 에너지공기업들이 최근 들어 연이어 노사협상을 마무리 했다. 이들 기관은 △복지기금 대폭 축소 및 폐지 △순직직원 위로보상금 폐지 △자녀 학자금 장학금 삭감 등에 합의를 도출했다.
한전KPS도 노사합의를 통해 1인당 직원 복리후생비를 줄이고 직원가족 특별채용, 순직직원 위로보상금을 없애기로 했다. 또 근무시간 외에 체육대회 운영, 임차사택의 월 임차료 입주직원 부담, 선택적 복지제도에 직원 대상 단체보험 통합에도 합의했다.·
전력거래소 노사 역시 대학생 자녀 장학금 삭감, 경조금 등 복지기금 축소, 장기근속 격려금 폐지, 공무원 수준으로 휴가·휴직제도 조정, 장기 재직휴가와 선택적 휴가제도 폐지 등에 합의했다. 특히 퇴직금 산정 시 경영평가성과급을 제외하는 안까지 합의를 도출하면서 공공기관 정상화 계획 전체 과제에 합의했다.
아울러 지역난방공사는 지난달 23일 공기업 중 최초로 노사 전면 합의를 이끌어 냈다. 노사는 합의안에 담겨있는 경영성과급의 평균임금 제외, 직원 복리후생비감축 등 20개 전 항목에 대해 일괄 개선키로 했다.
관련 업계는 이들 공기업을 중심으로 노사합의가 이뤄지는 것에 대해, 타 공공기간의 노사협의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특히 노조가 강하게 반대하고 있는 퇴직금 산정 개정, 복리후생비 삭감 등에 있어서도 일부 기관의 노사 합의 사례가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얘기다.
여기에 정부가 방만경영 개선실적이 부진한 기관과 기관장에 대해 해임건의 등 압박 수의를 높이고 있는 점도 노사합의를 위한 기폭제로 작용할 전망이다.
업계 고위 관계자는 "현재 대부분 에너지공기업의 경우 1~2개 과제를 남겨놓고 대부분 합의를 완료한 상태"라며 "노조의 반대가 심한 일부 에너지공기업들도 조만간 절충안을 찾아 합의에 도출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에너지공기업을 제외한 지난달 말 기준 39개의 방만경영 중점관리기관 중 부산항만공사, 한국투자공사, 무역보험공사, 그랜드코리아레저, 방송광고진흥공사, 예탁결제원, 가스기술공사, 한국거래소, 석탄공사, 예금보험공사, 대한주택보증, 지역난방공사, 원자력안전기술원, 철도시설공단, 수출입은행 등 15개 기관이 노사협약을 타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