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깐깐'해진 경영평가에 '한숨'쉬는 에너지공기업

2014-06-22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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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신희강 기자 = 지난해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에서 주요 에너지공기업들이 대거 낙제점을 기록했다. 박근혜 정부의 공공기관 정상화 개혁 일환으로 부채과다, 복리후생 등에 대한 강도 높은 '현미경 점검'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이처럼 깐깐해진 평가 기준에 에너지공기업 대부분은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다. 부채감축을 위한 공기업의 자구노력이 반영되지 않았을 뿐더러 비계량 평가에 있어 공정하지 못하다는 지적을 감안해서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번 경영실적 평가등급 'D' 이하를 받은 에너지공기업은 한국수력원자력, 한국가스공사, 대한석탄공사, 지역난방공사, 중부발전, 서부발전, 동서발전 등 7곳에 달했다.

특히 최하점인 'E' 등급을 받은 에너지공기업은 한수원, 가스공사, 석탄공사 등 3곳으로 6곳 중 절반에 육박했다. 하위권은 아니지만 C등급이라는 미흡한 성적을 기록한 기관도 한국전력공사, 한국광물자원공사, 한국무역보험공사, 한국석유공사, 한국남동발전, 한국남부발전 등 6곳으로 집계됐다.

이번 평가에서 에너지공기업 16곳 모두 C등급 이하를 기록한 셈이다. 기획재정부는 이들 기관이 이처럼 성적이 부진한 이유로 실적 저조와 원전비리, 무분별한 해외투자사업에 따른 부채 급증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가스공사의 지난해 부채비율은 388.8%에 이르고 있고, 한수원의 경우 지난해 잇따른 원전 정지사태로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나머지 기관들도 해외자원개발과 무리한 인수합병 등에 따른 지출로 순이익이 감소하면서 실적이 악화됐다.

하지만 이번 평가에 대해 에너지공기업들 대부분은 아쉽다는 반응이다. 정부가 올 들어 추진한 공공기관 정상화 대책에 발맞춰 진행된 일부 기관들의 부채 감축을 위한 자구노력이 반영되지 않았다는 얘기다.

또 공공기관의 비계량 평가에 있어서도 평가단이 자의적인 판단을 할 여지가 있다는 문제도 제기됐다. 객관적인 실적을 평가하는 계량평가와 달리 실적에 대한 노력을 보는 비계량 평가에 있어 평가자의 주관적인 해석이 들어갈 수 있다는 지적이다.

현재 기획재정부는 평가의 공정을 위해 지난해 평가단의 122명(78%)를 교체한 상태다. 하지만 교수·회계사 등 156명의 민간전문가들이 이번 공공기관 평가단에 참여하면서 정부의 입맛대로 인사를 포진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부채과다 기관에 대해 성과급을 제한키로 하면서 해당 기관의 반발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성과급 지급 10개 기관 중 이번 평가로 성과급을 못받게 되는 기업은 한전, 석유공사, 광물공사 등 3곳이다.

해당 업계 고위 관계자는 "공정성이 확보되지 않은 평가 과정과 유례없는 성과급 제한제도로 직원들의 사기가 떨어지고 있다"며 "정부의 경영실적 평가는 당초 공공기관 정상화 방침 취지와 엉뚱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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