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김문수·나경원’ 야권 ‘손학규·정동영’…전략공천 딜레마

2014-06-29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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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한 유권자가 투표를 하고 있다.

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중진 차출을 통한 바람몰이냐, 올드보이의 귀환이냐.’

미니 총선인 7·30 재·보선 공천 발표를 앞둔 여야가 차기 대권잠룡들의 전략공천을 놓고 딜레마에 빠졌다.

29일 여야는 박근혜 정부 집권 2년차 정국주도권의 방향타인 7·30 재·보선 필승 셈법을 위한 공천 작업에 돌입했으나, 중진 차출론을 둘러싸고 깊은 고민에 빠진 모양새다.
특히 특정 계파의 전략공천은 ‘자기 사람 심기’ 논란으로 이어지면서 당내 계파 갈등의 단초로 작용한다는 점에서 여야 모두 중진 차출론에 조심스러운 반응이다. 지역연고도 없는 특정인의 출마가 역풍으로 작용하지 않을까 우려하는 기색도 역력하다.

다만 거물급 인사들의 출마로 ‘인물 바람’을 일으켜야 하는 당 지도부로선 중진급 인사의 전략공천이 불가피하다. ‘선당후사’를 앞세운 여야가 차기 대권주자들의 열세 지역 출마에 군불을 때는 이유도 이들이 지닌 ‘인물 및 본선 경쟁력’과 무관치 않다.

여야 정치권에 따르면, 새누리당은 김문수 경기도지사와 나경원 전 최고위원, 새정치민주연합은 손학규·정동영 상임고문의 전략공천을 검토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주 마감한 7·30 재·보선 공천 신청을 하지 않았다.

눈여겨볼 대목은 이들의 출마 지역이 서울 동작을과 경기 수원병에 집중돼 있다는 점이다. 여야 모두 7·30 재·보선 최대 승부처로 이 두 지역을 꼽고 있는 셈이다.

최근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으로 위기를 맞은 새누리당은 재·보선 최대 격전지인 서울 동작을과 경기 수원병에 ‘김문수·나경원’ 카드를 꺼내들 태세다.

여기에는 김문수 카드로 야권의 ‘박원순 바람’을 막고, 나 전 최고위원의 출격으로 컨벤션 효과(정치적 이벤트 이후 지지율이 상승하는 현상)를 꾀하려는 전략이 깔렸다. 두 후보 패하더라도 당에 헌신을 보여야 하는 ‘장렬 전사론’도 이들의 출마를 재촉하고 있다.

새누리당 한 관계자는 이날 아주경제와 통화에서 “두 후보 모두 7·14 전당대회 출마설이 나왔지만, 최근 재·보선 쪽으로 돌린 것으로 안다”며 “이들이 거물급인 만큼 열세지역이나 야권 중진급 출마 지역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맞서 새정치연합은 ‘손학규·정동영’ 카드를 검토 중이다. 경기도지사를 지낸 손 고문은 수원병 출마가 유력하다. 2011년 4·27 재·보선 당시 ‘천당 아래 분당’에서 승리한 만큼 열세지역 출마를 승부수로 던져 ‘손학규 바람’을 일으켜야 한다는 주장이다.

실제 수원병 지역은 여권 텃밭이다. 최근 4번의 총선에서 모두 새누리당(구한나라당 포함)이 당선됐다. 16대 총선부터 19대까지 새누리당 남경필 당시 후보가 ‘48.9%→49.0%→64.1%→50.3%’의 득표율로 승리했다.

반면 정 고문의 출마지역은 불투명하다. 당 내부에 경기지역의 ‘손학규·정동영’ 동반카드에 대한 부담이 적지 않은 데다 지역연고가 없다는 점에서 서울 동작을 전략공천 가능성이 나온다.

문제는 이들의 전략공천에 대한 당내 반발이 만만치 않다는 점이다. 야권 한 관계자는 재·보선 필승 공천과 관련, “인물과 본선 경쟁력. 지역 연고의 삼박자가 갖춰져야 한다”고 귀띔했다.

하지만 손 고문을 제외한 나머지 후보들의 지역연고는 뚜렷하지 않다. 여야가 ‘승리 지상주위’를 앞세워 재·보선을 정국 주도권 확보의 발판으로 삼는다는 비판도 나온다.

여야 누구든 ‘표적 공천’ 논란에 휩싸일 경우 전략공천 자체가 자충수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이 경우 당이 사분오열되면서 지지층 결집은 사실상 물 건너가게 되는 최악의 상황이 도래한다. 재·보선 전략공천이 여야 지도부에게 딜레마인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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