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AIIB 자본금 두배 늘려....미국견제 국제금융기구 건설 박차

2014-06-25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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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중궈신원왕]



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중국 정부가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의 자본금을 두 배로 늘리며 미국 등 서방선진국이 장악하고 있는 국제금융기구에 맞설 글로벌 개발은행 설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4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정부가 최근 아시아 관련국 모임에서 AIIB의 자본금을 당초 계획의 두 배인 1000억 달러(약 102조원)로 늘리는 방안을 제안했다고 전했다.

AIIB는 ‘신(新) 실크로드' 건설을 목표로 중국 베이징에서 이라크 바그다드까지 철도 직통노선을 건설하는 등 대규모 기반시설 프로젝트에 자금을 지원하는 것을 목적으로 설립된다. 지금까지 중동의 일부 오일 머니를 가진 석유부국들을 포함해 22개국이 AIIB 가입에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고, 그 중 10개국은 중국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중국의 AIIB 설립은 세계은행(WB)과 아시아개발은행(ADB) 등 미국 동맹국이 주도하는 국제금융기구에 대적할 수 있는 아시아 금융기구를 구축해 국제금융기관에 대한 서방권의 영향력을 견제하기 위해서 추진됐다. 

아울러 중국이 AIIB 설립에 이처럼 공세를 펼치는 것은 지난 몇 년간 중국이 미국과 서방 선진국을 주축으로 한 WB와 국제통화기금(IMF), 일본이 주도적으로 이끌고 있는 ADB 등 국제금융기구에서 소외감을 느낀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은 그간 이들 국제금융기구에서 자국 경제 규모에 걸맞은 지분 확대를 요구했지만 모두 실질적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ADB의 경우 일본이 가장 많은 15.7%의 지분을, 그 뒤를 이어 미국이 15.6%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에 반해 중국은 미국과 어깨를 견줄만한 G2 강국으로 성장했음에도 지분율은 5.5%에 불과하다.

이와 관련해 한 소식통은 "중국은 WB나 IMF 안에서는 어떤 진척도 기대할 수 없을 것이라는 판단에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세계은행'을 만들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중국의 계획에 따라 AIIB의 자본금이 1000억 달러로 확대될 경우 ADB 자본금(1650억 달러)의 3분의 2 수준의 규모로 출범하게 된다.

중국 정부는 연말 내 AIIB 출범을 목표로 중국 국부펀드인 중국투자공사(CIC) 감독이사회 의장과 ADB 부총재를 역임한 진리췬(金立群)을 AIIB 설립 책임자로 임명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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