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産 짝퉁 보론강’ 수입 급증에 내수시장 혼란

2014-06-23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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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짝퉁 철강제품’이라 일컫는 중국산 보론 합금강(이하 보론강) 수입량이 올 들어 또 다시 급증세로 전환되며 국내 철강시장을 혼란시키고 있다.

보론강은 일반 철강제품에 미량의 보론(붕소)을 첨가한 합금강이다. 중국 철강업체들이 보론강 수출을 늘린 것은 지난 2011년 중국 정부가 보통강 제품에 대한 수출세 환급(9%)을 폐지한 대신 합금강 및 칼라강판 등에 대해서는 이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출세 환급을 받는 만큼 가격 경쟁력은 높아져 저가 수출이 가능하다.
특히 수입된 중국산 보론강은 ‘한국산’으로 둔갑해 내수시장에 유통되는 경우가 많아 국내업계의 피해를 더욱 키우고 있다.
본지가 2012년 기획재정부 고시에 따라 신설된 보론강(열연·후판·선재·철근·형강)에 대한 품목분류 기준에 따른 수입 추이를 추산한 결과 올 1~5월 보론강의 대중국 수입량은 20만7788t으로 전년 동기 대비 32.6% 증가했다. 동 기간 26.0% 늘어난 해당 품목의 대중국 수입 증가율(103만9352t)보다 높은 것이다. 연도별 1~5월 기간중 해당 품목 전체 수입량에서 보론강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2년 22.6%, 2013년 19.0%에서 올해는 20.0%로 늘었다.

금액 기준으로도 올 1~5월 기간 동안 전년 동기 대비 부론강 수입 증가율은 82.1%(1억2647만달러)로 전체 수입 증가율 18.3%(5억9395만달러)보다 4.5배 더 높았다.

품목별 비중도 같은 추이를 보이고 있다. 열연·후판의 보론강 수입 비중(중량 기준)은 2013년 1~5월 28.2%에서 올 1~5월 24.4%로 약간 낮아졌을 뿐 선재는 11.1%에서 15.1%, 철근은 13.8%에서 23.5%, 형강은 2.1%에서 7.1%로 늘었다. 특히 H형강은 2.3%에서 9.6%까지 급증했다.

이 같은 통계는 실제 상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게 게 철강업계 주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보통강으로 위장 신고해 수입된 물량이 더 많다. 업계에서는 철근의 경우 전체 수입량의 80%가 보론강이라고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론강은 또한 ‘짝퉁 한국산’ 제품을 양산하는 도구가 되고 있다. 국내 토목·건설현장에 한국업체의 이니셜을 박은 짝퉁 한국산 철근은 t당 약 10만원 더 비싼 한국산 정품과 같은 가격으로 팔려 국내 수입업자들이 부당이익을 취하고 있다.

이에 우리 정부와 업계는 중국 정부에 보론강 수출 자제를 요청하고 있으나 사태는 개선되지 않고 있다. 결국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은 지난달 30일자로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위원회에 중국산 H형강에 대한 반덤핑 제소장을 제출했다.

인도네시아 정부도 최근 중국산 보론강 수입이 급증하자 지난 2일 이에 해당하는 52개 품목에 대해 수입제재 조치를 내리는 등 보론강 사태는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한편, 후판 표면에 페인트를 칠해 칼라강판으로 위장해 저가로 국내에 유입되는 중국산 짝퉁 칼라강판도 크게 늘었다. 올 1~5월간 짝퉁 중국산 칼라강판 수입량은 전년 동기대비 465.6% 급증한 9만6233t, 전체 중국산 컬러강판 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52.5%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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