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중위안(中原) 부동산시장연구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베이징시 주택재고 물량이 8만844채로 늘어나 18개월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연초 5만5000채에서 4개월 만에 2만5000채가 늘어난 것이다.
베이징뿐만이 아니다. 중국 전국적으로 사상 최악의 미분양 사태를 겪고 있다. 상하이 이쥐부동산에 따르면 중국 주요 35개 도시에서 지난 5월말 기준 미분양 주택 면적이 2만5570㎡로 전달 대비 2.7%, 전년 동기 대비 20.1% 증가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최근 들어 주택불경기로 거래량이 위축되면서 재고량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6월 들어서도 주택 거래량 부진은 이어지고 있다. 6월 첫째 주 베이징시 주택 거래량은 457채로 거래면적은 5만600㎡에 그쳤다. 이는 전주대비 각각 59%, 61% 떨어진 수준이다. 주간 주택 거래건수는 올해 들어 최저치다.
중국 부동산업체들도 거래량 침체에 분양가 할인에 나서고 있다. 이로 인해 중국 대도시 신규 주택 가격은 23개월만에 처음으로 하락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 5월 중국 70개 도시 신규 주택 가격은 전월 보다 0.15% 떨어졌다. 이는 지난 2012년 5월 이후 처음으로 전월 대비 하락한 것이다.
중국 전역 곳곳에서는 주택 잠재 수요를 끌어내기 위해 주택 구매 제한령 완화가 마치 업계 ‘공공연한 비밀’처럼 확대되고 있다.
지난 4월말 광시자치구 난닝시가 외지인의 주택 구매를 허용한 데 이어 중국 텐진(天津) 북부 도시들도 주택 구매와 대출 관련 규제를 완화했다. 선양도 주택구매제한령을 완화해 1가구당 2개 주택에서 부부 1인당 2개 주택 구매를 허용했다. 이밖에 닝보, 포산, 샤먼, 푸저우 등지에서도 각기 다른 방식으로 주택구매를 완화하는 방침을 내놓았다.
중국 부동산시장 버블을 경고하는 목소리도 잇따르고 있다.
중국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 완커의 위량(郁亮) 대표는 23일 중국 공산당기관지 인민일보 기고에서 “부동산으로 모두가 돈을 벌 수 있는 '황금시대'는 가고 '실버시대'가 찾아왔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중국 부동산 시장이 침몰하기 직전 타이타닉호처럼 최악의 상황은 아닌만큼 대다수 대도시나 중소도시 중심으로 주택구매 수요는 여전히 남아있다며 앞으로 실수요자 위주로 신중하게 전망이 좋은 사업을 벌일 것”이라고 전했다.
상하이 사회과학원 왕잔(王戰) 원장도 21일 중국 경제문제 좌담회에서 "2년 뒤인 오는 2016년이 되면 중국 부동산 시장이 수요보다 공급이 많아지는 공급 과잉 상황이 될 것"이라며 즉각 대책 마련에 착수하지 않으면 심각한 경제적 후유증이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