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규진 기자 = 유로존 물가상승률이 예상보다 더 떨어지면서 유럽중앙은행(ECB)의 부담도 가중되고 있다. 오는 5일 열리는 ECB 월례 통화정책회의에서 디플레이션 위협에 대응한 조치를 취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유로존 5월 물가상승률은 0.5% 하락했다. 이는 2009년 가을 이후 최저치다. ECB의 인플레이션 목표치인 2%를 크게 못 미치는 수치다.
이에 ECB가 서둘러 경기부양책을 내놓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중소기업의 자금 유동성을 위해 주요 금리를 제로보다 낮출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소시에떼제네럴의 허브 아무르다 이코노미스트는 "인플레이션 지수는 ECB가 담대한 행동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로존 경제는 1분기 소폭 성장했다. 그러나 인플레이션에 대한 실망이 경기 침체에 불을 지폈다. 암울한 물가 압력과 빡빡한 대출 조건이 경기 회복의 발목을 잡는다는 우려도 커졌다. 유로존 내 부채 부담은 늘고 수요도 감소해 경기를 회복시키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지난 5월 독일 인플레이션은 예상보다 크게 하락했다. 이미 다른 유로존 국가들은 경제적 고비를 겪고 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ECB가 금리 인하 등 경기부양책을 내놓을 것으로 기대했다. 중앙은행으로써 처음으로 마이너스 예치금리 등을 도입하고 기준 금리를 10~15bp 낮출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시장 유동성을 확대하기 위한 추가조치를 발표할 것으로 기대했다. ECB는 지난달 회의에서 조달금리를 0.25%, 예치금리를 제로로 동결했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앞서 저인플레이션 리스크를 우려하고 금리 인하 등 성장책을 내놓을 것이라고 시사했다.
또한 ECB는 올해와 내년 인플레이션 기대치를 낮출 것으로 기대했다. 현재 유로존 인플레이션은 목표치 2%의 4분의1에 그친다. 드라기는 ECB가 "저인플레이션이 장기화되지만 점차 2%에 가까이 갈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전했다. ECB는 지난 2016년에 인플레이션율이 1.5%에 달하고 2016년 말에는 1.7%까지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바클레이스의 프랑코이스 카바우 애널리스트는 "이번 회의에서 ECB가 저인플레이션율이 경기 하강 압박을 할 것이라 분석 중소기업 대출을 촉진시키기 위한 부양책을 내놓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이번달에 양적완화 같은 큰 바주카포(대규모 유동성 살포)를 꺼내진 않을 것이라고 FT는 내다봤다. 그러나 ECB가 디플레이션을 막아내기 위해 기존 강구책을 모두 써버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BNP파리바의 켄 워트렛 이코노미스트는 "ECB가 지금 양적완화 카드를 꺼내길 꺼린다고 해도 인플레이션 하강 리스크는 추후 적극적인 정책을 취할 것이란 대답을 끌어낼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