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노경조 기자 = 최근 수도권 서·북부 지역을 중심으로 공동주택용지 미분양이 속출하고 있다. 아파트 청약열기가 다소 누그러들면서 택지 판매에 제동이 걸린 것이다.
4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따르면 파주 운정지구 공동주택용지(전용면적 60∼85㎡) 2개 블록은 지난달 28∼30일 분양 신청 결과 희망자가 없어 모두 미분양됐다.
LH는 이 토지를 매각하면서 최근 개정된 택지개발업무처리지침을 적용해 A32블록은 3.3㎡당 571만원, A25블록은 671만원에 공급했다. 지난 4월까지 운정지구의 택지가 3.3㎡당 713만원에 판매된 것과 비교하면 5~20% 인하된 가격이다.
지난 3일 매각한 고양 향동 보금자리주택지구 공동주택용지도 3개 필지 중 1개 필지가 미분양됐다.
B-2블록과 B-3블록은 각각 62대 1, 50대 1의 경쟁률로 마감됐으나 단지 규모가 가장 큰 B-1블록은 신청자가 없었다. 향동지구는 경기 서북부권이지만 입지가 서울이나 다름없어 전 블록이 판매될 것으로 기대됐던 곳이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최근 하남 미사 등 인기 택지지구에서도 청약 미달이 발생하면서 건설사들이 택지 구매를 신중하게 하려는 분위기가 많다"고 말했다.
수도권 공동주택용지 인기가 시들해지면서 지역별 공동주택용지 분양 양극화는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지난달 말 기준 LH가 보유한 공동주택용지 미분양(수의계약) 물량 총 40개 필지 가운데 24개 필지(60%)가 수도권 서·북부 지역에 있다. 김포 마송(6개 필지), 김포 양곡(3개), 양주 옥정(4개), 평택 소사벌2단계(3개), 인천 영종지구(4개) 등이다.
올해 들어 광주 수완지구 연립주택 용지가 127대 1, 제주 서귀포 사정지구의 공동주택용지가 228대 1의 높은 경쟁률에 매각된 것과 대조적이다. 지난달 수도권 남부지역인 화성동탄2지구 임대와 중대형 아파트 분양용지도 각각 51대 1, 20대 1의 경쟁률로 마감됐다.
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최근 분양 아파트의 미계약이 늘면서 택지 판매도 저조한 상황"이라며 "화성 동탄2·용인 서천 등 최대한 아파트 분양성이 보장되는 토지에만 선별해서 건설사들이 몰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