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소현 기자 = ‘모래시계 검사’, ‘돈키호테’, ‘버럭 준표’, ‘빨간 넥타이’, ‘저격수’, ‘홍반장’
이처럼 별명 많은 정치인도 드문 것 같다. 바로 새누리당 홍준표 경남도지사 후보를 떠올리면 생각나는 단어들이다.
지금이야 새누리당이 빨간색을 상징색으로 쓰지만 ‘레드 콤플렉스’라는 극단적인 편견 때문에 오랫동안 국내 보수정당에게 붉은색 자체가 불온시 되기도 했다.
주류보다는 스스로 말하듯 ‘변방’에 머물고, 타협보다 정면승부를 벌이는 그의 스타일이 패션에도 묻어 난 것이 아닐까. 그의 패션처럼 튀는 행보는 홍 후보의 트레이드마크가 됐다.
홍 후보는 서울지검 강력부 검사 시절 1980년대 전직 대통령 측근비리 수사, 서울시내 조직폭력배 척결에 힘쓰면서 ‘강골검사’로 이름을 날렸다. 1993년도에는 슬롯머신 업계 비호세력을 수사한 이른바 ‘슬롯머신 사건’을 담당하며 비리를 적발, 정관계 고위인사 10여 명을 줄줄이 구속시켰다.
이 슬롯머신 사건 수사로 1995년 평균 시청률 50%의 대박을 터뜨렸던 SBS 드라마 ‘모래시계’ 속 실제 모델이 돼 국민 영웅으로 떠올랐다. 이런 유명세가 ‘검사 홍준표’가 ‘정치인 홍준표’로 탈바꿈 하게 된 결정적 계기가 된 것이다.
1995년 당시 김영삼 대통령이 발탁, 1996년 15대 총선에 신한국당 후보로 서울 송파갑에 출마해 국회에 입성했다. 내리 4선으로 국회의원을 하는 동안 국회 환경노동위원장, 한나라당 혁신위원장, 사무총장, 원내대표, 최고위원을 거쳐 당대표까지 지냈다.
그는 당대표 당선 인사말에서 “현대조선소에서 일당 800원을 받던 경비원의 아들, 고리채 사채로 머리채를 잡혀 길거리를 끌려다니던 어머니의 아들이 집권여당의 대표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을 국민여러분이 보여주셨다”고 말해 화제를 낳았기도 했다.
그 후 2012년 4월 제 19대 국회의원 선거(서울 동대문 을)에서 민주통합당 민병두 후보에게 지면서 국회를 떠났다. 야인생활을 해오다 대선도전을 위해 사퇴한 김두관 전 지사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한 경남지사 보궐선거에 출마, 당선됐다.
그는 이번 6·4 지방선거에서 경남도지사 재선을 노리고 있다. 오랜 기간 중앙정치인으로 활약해 온 덕에 중앙 정부와 청와대, 정치권의 폭넓은 인맥을 가장 큰 장점으로 꼽을 수 있다. 다만 지방행정가 출신들에 비해 지역 사정에 다소 어두워 행정의 우선순위를 정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는 분석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