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호 국민은행장(사진)은 23일 서울 여의도 본점에서 열린 긴급 이사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오는 27일 감사위원회와 이사회를 다시 열어 논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외부에서 최근 내부 갈등과 분쟁으로 바라보는 시각에 대해서는 "분쟁이나 갈등일 이유가 없다"며 "이사회가 거수기라고 비판하다가 토론이 이뤄지니까 갈등이라고 얘기하면 곤란하다"고 반박했다.
이어 "이사들끼리 모여서 은행에 가장 좋은 방안을 논의하고 결론을 도출하는 과정이니까 갈등으로 보면 안 된다"고 덧붙였다.
전산시스템 교체에 대해서는 "지난달 24일 내린 이사회 결정은 여전히 유효하니까 (입찰) 프로세스는 계속 진행될 것으로 얘기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전산시스템 교체 입찰은 오는 27일까지로 연장된다.
그러나 국민은행 이사회 측은 향후 감사위원회 및 이사회 개최 일정에 대해 이 행장과 다르게 언급했다.
이 행장이 본점을 떠난 뒤 김중웅 국민은행 이사회 의장은 기자들과 만나 "(이사회를) 다음 주에 하기로 했을 뿐 확정된 게 없다"고 말했다.
김종대 국민은행 비서실장은 "갑작스레 일정을 정하다보니 약간의 변동이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긴급 이사회에서는 이 행장과 정병기 국민은행 상임감사위원이 내부 감사보고서 문제로 갈등을 빚은 사외이사들과 합의점을 도출하기 위해 의견을 교환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사회에서 결론을 내리지 못해 이번 사태에 대한 수습은 다음 주 이후로 미뤄질 전망이다.
한편 국민은행은 지난달 24일 이사회를 개최해 전산시스템 방식을 IBM 메인프레임에서 유닉스 기반 시스템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의결한 바 있다.
그러나 정 감사는 이사회의 안건 보고서에 문제가 있다는 내용의 감사보고서를 작성했으며 이 행장은 내부 감사보고서를 감사위원회와 이사회에 보고하려 했으나 거부되자 중대 사안으로 판단, 금융감독원에 검사를 요청했다.
현재 금감원은 KB금융지주와 국민은행을 대상으로 검사를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