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세종시 통근 버스와 세월호

2014-05-20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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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권경렬 기자 = 지난 12일부터 세종청사 공무원 통근버스 운행대수가 각 노선별 평균 1대 꼴로 축소됐다. 수도권 탑승인원 분석 결과를 토대로 운행대수를 줄였다는 게 정부청사관리소의 설명이다. 정부청사관리소는 앞으로 탑승률 분석을 통해 월 단위로 운행대수를 지속적으로 조정한다는 방침이다.

1년 5개월여를 운행하던 수도권 통근버스를 갑자기 축소하자 세종시 공무원들 사이에서는 여러 추측이 난무했다. 한 공무원은 "통근버스 때문에 공무원들이 세종시 정착을 안 한다는 지적 때문"이라고 추측했고, 또 다른 공무원은 "통근버스 운행 비용에 대한 지적이 이어져 앞으로 더욱 운행 대수를 줄일 것 같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내막을 알아보니 이유는 전혀 다른 데 있었다. 일부 버스운송업체들이 탑승률을 감안해 몰래 1대씩 축소 운행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예를 들어 탑승자가 정원보다 적은 일부 구간에서 기존 10분 간격으로 4대를 운행하던 것을 어느샌가 15분 간격으로 3대를 운행하는 식으로 1대를 줄여 부당이득을 취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의혹은 수도권에서 출퇴근하던 한 공무원에 의해 제기됐다. 버스가 자주 늦어지는 것을 이상하게 생각한 그가 정거장에서 배차 간격을 일일이 확인한 것이다. 

정부청사관리소 관계자는 "확인 결과 실제로 운행 대수를 줄여 운행한 것은 아니고 배차간격이 일부 지연돼 오해를 빚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러한 의혹 제기와 시정 노력은 국민의 세금에서 비롯된 국가의 녹을 받는 공무원이라면 응당 해야할 일이라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주무부처인 안전행정부 소속도 아닌 타부처 공무원이 바쁜 출퇴근 시간에 하기에 분명 쉬운일은 아니었다.

이 이야기를 듣고 문득 세월호 참사가 떠올랐다. 해경이든 해양수산부든, 안전행정부든 담당 공무원이 제 자리에서 각자의 역할에만 충실했어도 300여명의 실종자가 모두 희생되진 않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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