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준 포스코 회장, “체력안배 우선, 신용등급 A 목표”

2014-05-19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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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준 포스코 회장


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체력을 키우는 것이 우선이다. 신용등급 ‘A’ 달성이 최우선 과제다.”

19일 공개한 권오준 포스코 회장의 ‘혁신포스코1.0’전략에는 여러 예측과 전망이 워낙 컸기 때문인지 실상은 ‘혁신’이라는 단어가 어울리지 않을 만큼 다소 평범했다.
하지만, 오히려 취임 후 큰 그림을 그리고 싶었던 열망을 누르기 위해 애를 쓴 권 회장의 의지가 엿보이는 것이기도 했다.

권 회장이 이날 공개한 중기 경영전략의 핵심은 ‘내실있는 성장’이다. ‘내실’을 앞으로 뽑았다는 것은 단기간 덩지가 커지면서 영양실조 증세를 보이고 있는 포스코의 체력을 키우겠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즉, 현재로서는 언제 끝날지 모르는 경기 불황기가 지속되고 있지만 향후 3년 후 시장상황의 변화에 맞춰 힘을 비축한 뒤 경기 회복기에 이를 쏟아냄으로써 경쟁사와의 전쟁에서 승리하겠다는 뜻이 담겨있다.

권 회장은 투자자에 대한 ‘신뢰’ 회복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보고, 자신의 첫 임기 3년의 최우선 목표를 신용평가 ‘A’ 회복에 뒀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지난달 29일 포스코의 장기기업신용등급을 ‘BBB+’로 유지하고, 등급전망은 부정적으로 설정했다. 무디스는 지난해 11월 포스코의 장기 신용등급을 ‘Baa2’로 한 단계 낮췄고, 최근 또 다시 등급을 떨어뜨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2005년 포스코의 최전성기 당시 이들 신용평가기관들로부터 A를 받았다. ‘어게인 2005’를 실현하려면 신용평가 ‘A’는 반드시 이뤄내야 할 과제다.

이를 위해서는 재무건전성 확보가 필수다. 포스코는 현금창출능력(EBITDA) 대비 부채율을 현 5.7배 수준에서 2016년까지 3배로 떨어 뜨린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EBITDA를 늘리거나 부채비율을 줄이는 두 가지 방법이 있는 데 권 회장은 두 방안을 모두 활용해 이를 달성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신경영전략의 3대 과제중 ‘철강본업 집중 및 메가 성장기반 구축’과 ‘경영효율화를 위한 사업구조조정은’ EBITDA 확대, ‘재무구조 건전화’는 부채비율 감소를 목적으로 한다. 즉, 권 회장은 2016년까지 현금창출 능력(EBITDA) 8조5000억원과 신용등급 A등급 회복을 통해 글로벌 톱 수준의 재무건전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원천소재와 청정 에너지 등 2대 영역에서 메가 성장엔진을 육성할 계획이다. 내실과 성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아 새로운 비전 ‘포스코 더 그레이트(POSCO the Great)’ 달성 기반을 확고히 한다는 것이다.

또한 포스코는 종전 ‘소유와 경쟁(Own & Compete)’에 기반한 인수·합병(M&A) 중심의 ‘확장’에서 ‘연계와 협력(Connect & Collaborate)’에 기반한 전략적 ‘제휴’로 전환해 국내외 기업들과 다양한 협력방안들을 모색해 나갈 계획이다.

그룹 사업 전략 또한 종전 철강, 소재, 에너지 등 3대 산업의 전후방 관련 분야에서의 사업 ‘확장’에서 철강을 핵심으로 하고 원천소재·청정 에너지 등 2대 영역에서 메가 성장엔진 ‘육성’으로 수정한다. 원천소재는 리튬과 니켈, 청정에너지 영역에서는 연료전지와 클린 콜(Clean Coal) 사업을 후보로 선정해 중점 육성키로 했다.

사업 구조조정은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다면 어떤 사업이라도 그 대상이 될 수 있는 대원칙 아래 △국내 1위권에 속하지 않거나, 철강핵심사업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필수적 기능을 수행하는 사업이 아닌 비핵심사업을 우선 대상으로 검토하고 △우량 계열사라도 경영권 유지에 필요한 지분 이상은 매각이나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며 △그룹 사업구조 효율화를 위한 사업 통합, 교환 혹은 분리 등 내부 조정도 함께 추진할 계획이다.

이날 경영전략에는 특정 기업에 대한 매각·인수 등은 밝히지 않았다. 그만큼 충분히 사안을 검토해 시기에 맞춰 계획을 진행해나가겠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사업구조 재편으로 중요도가 더욱 높아진 철강사업에서는 자동차, 해양, 에너지 등 수익성과 성장성이 양호한 7대 전략산업을 선정해 판매를 확대하고, 수익성이 우수한 ‘월드 프리미엄’ 제품 판매비율도 늘릴 계획이다. 시장이 요구하는 고부가가치 제품을 적기에 개발하고 사용기술도 함께 제공하는 솔루션 마케팅을 강화하는 한편, 2016년까지 해외 전 생산법인의 흑자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에너지사업은 국내 석탄발전 및 신흥국 중심의 해외발전 시장 진출과 함께 연료전지사업을 적극 육성할 계획이며, 초기 투자가 진행 중인 소재 사업은 기술 확보와 수요 확대에 주력하되 경쟁력 열위 사업은 철수한다는 방침이다. 건설(E&C), 트레이딩(Trading), 정보통신기술(ICT) 등의 사업은 그룹의 내실 있는 성장 기조에 맞추어 핵심역량 보유사업에 집중하고, 수익성 위주 운영을 최우선으로 할 계획이다.

권 회장은 “앞으로 포스코는 내실 있는 성장을 위해 전략 패러다임을 바꾸고, 경쟁력 강화와 수익성 제고에 집중할 것”이라며, “과감한 구조조정과 함께 내부 효율성 증대에 주력해 주주와 투자자, 고객과 협력파트너, 임직원, 지역사회와 국민 등 포스코를 늘 아껴주시는 이해관계자들의 사랑과 성원에 보답하겠다”고 강조했다.

포스코는 신경영전략이 순조롭게 실행될 경우 2016년 단독기준 32조원 매출액에 3조원의 영업이익, 9%대의 영업이익률, 연결기준으로는 78조원의 매출액에, 영업이익 5조원, 6%대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는 한편, 부채비율도 대폭 낮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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